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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연예인 하라고?”

차미주는 턱을 매만지며 휴대폰을 들었다. 그녀는 휴대폰 액정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내 미모로 사극에 나오는 중전마마나 돈 많은 대표님의 아방한 인턴사원도 괜찮을 것 같아. 지금 이렇게 공격적인 얼굴이 유행이잖아? 최근 몇 년간 웹 드라마 찍은 배우들의 미모가 나랑 비슷하잖아. 이젠 새로운 유행이야. 그러니 어쩌면 나도 올해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배우로 뜰 수 있을 거야.”

“... 화장실 갔다가 올래?”

차미주는 그를 째려보면서 말했다.

“화장실을 왜 가?”

한성우는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가서 세수나 좀 하고 와.”

차미주의 입꼬리가 순간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이내 다리를 들어 그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너 나 세수하고 와! 세수하다가 세숫물에 익사해버려!”

한성우는 바로 러그로 궁둥이를 옮기면서 즐거운 듯 웃었다.

이내 팔을 소파 위로 탁 올리고 그윽한 눈길로 말했다.

“우리 회사로 와. 우리 회사로 와서 내 비서 해. 다른 일은 할 필요 없고 그냥 매일 나한테 밥만 해주면 돼. 월급도 1000만 원 줄게. 주말 휴식에 명절 휴가, 그리고 4대 보험까지 있어. 어때, 올래?”

“안 가.”

차미주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그냥 도우미 아줌마를 회사로 불러.”

한성우는 믿을 수가 없었다.

“너 전에 각본을 고치면서 이 정도 벌어봤어?”

“아니.”

한성우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럼 왜 안 하겠다는데?”

차미주는 휴대폰을 보면서 말했다.

“내 인생의 가치는 음식 만드는 것에만 있는 거 아니야. 정말 그랬다면 난 일찌감치 식당을 차렸을 거야. 나한테도 꿈이란 게 있어.”

“네 꿈은 뭔데?”

그의 말에 차미주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엄청 대단한 시나리오를 쓰고 엄청 대단한 상을 받는 거야. 그리고 엄청난 남자랑 자는 거지.”

“... 마지막 한 마디는 지워버려도 되겠네. 넌 이미 엄청난 남자랑 자봤으니까.”

차미주는 바로 발을 들어 그의 얼굴을 향해 발길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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