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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유현진은 가볍게 대꾸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갑자기 비틀거리자 강한서가 깜짝 놀라 얼른 그녀를 부축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유현진은 어쩐지 조금 말문이 막힌 듯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나, 돼지 타고 걷는 것 같아?”

강한서: ...

그는 어젯밤 절제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괜히 어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얼굴을 가리면 다른 사람들이 너인 줄 모를 거야.”

유현진이 침묵했다.

그녀는 자신이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았다.

비슷한 것이 분명했다.

화장실에 찬물이 나오지 않아 강한서는 옆방을 예약하라고 했다. 두 사람이 샤워를 마치자, 민경하가 준비해 둔 차도 마침 도착했다. 차가 출발하자, 유현진은 그제야 이젠 두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과 강한서의 사이가 이런 식의 진전을 가져올 줄 몰랐기에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계획은, 최소한 일이 안정되어야만 연애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강한서의 사업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강한서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패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강한서의 첫 번째 결혼이 실패한 원인은 서로에 대한 의심은 둘째치더라도 두 사람 사이의 경제적 지위의 차이도 한몫했다.

그런 커다란 갭은 자꾸만 시시콜콜 따지게 했고, 자신이 강한서의 곁에 있어도 되는 사람인지 반문하게 했다.

하지만 늘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한 침대에서 자고 관계까지 가진 이 시점에, 강한서에게 단순히 약 때문에 그와 잔 것이니 마음에 두지 말라고 얘기를 해야 하는 걸까?

그 말은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주둥이를 때리고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말이었다!

그녀는 어젯밤 왜 자신이 참지 못한 것인지 후회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강한서에게 병원에 가자고 했어야 했다. 창피한 건 창피한 거고, 이렇게 난처하기보다는 나았을 테니까.

“어젯밤… 그건 사고야.”

유현진이 아직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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