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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아버지.”

송민준이 머뭇거렸다.

“만약 현진이가 어머니를 많이 닮지 않았다면, 만약 제가 호기심에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쩌면 평생 그 아이가 살아있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현진이 등에 있는 모반, 제가 기억하던 거랑 똑같았어요. 그건 그때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예요. 현진이 그때 분명 건강했어요. 하지만 의료진은 저희에게 사산이라고 했죠. 아이가 바뀌었다고 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헷갈릴 수 있을까요?”

송병천도 잃어버린 딸을 찾은 기쁨에서 벗어나 마음을 진정시켰다.

“네 말은 누가 일부러 현진이를 바꿨다는 거니?”

송민준이 입술을 짓이겼다.

“그 당시 어머니의 분만을 담당했던 의료진들은 이미 모두 죽거나 이민을 갔고, 그것도 아니면 퇴사 후 전향해서 소식을 알 길이 없어요. 모든 것이 너무 깔끔하게 처리되었어요.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송병천이 미간을 찌푸렸다.

“현진이가 유씨 집안에 있었으니, 유씨 집안 사람들이 한 짓일까?”

송민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 여사님도 현진이를 기른 지 몇 년이 지나서야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아셨어요. 그때 저희가 안치했던 그 아이가 바로 하 여사님 친딸이었을 거예요.”

유현진이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하현주는 병원에 연락을 했었다. 하지만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현주도 이미 사망했으니,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젠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수집한 정보들을 조합해 보면 최소한 아이를 바꾼 사람이 하현주는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녀 역시, 피해자였다.

“유씨 가문이 아니면, 그럼 누구지?”

송병천도 일순간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송민준은 입을 앙다문 채 말이 없었다.

만약 누군가 일부러 아이를 바꾼 것이라면, 보통은 두 아이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이다.

일반 가정의 아이를 부잣집으로 보낸다면, 만약 나중에 아이가 바뀐 것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오랜 시간을 길러 당연히 감정이 있을 테니 다시 원래의 인생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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