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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화

“전 강한서가 현진 씨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는 거 오늘 처음 알았어요. 한서도 저한테 물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주강운은 시선을 내리깔고 말라버린 꽃을 보았다.

“아마 안목이 비슷해진 거겠죠. 이 꽃다발은 확실히 제가 현진 씨 촬영이 시작하던 날에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현진 씨에게 전해주라고 한 꽃다발과 아주 흡사하거든요.”

유현진은 순간 멈칫했다.

“촬영 시작 날에 저한테 꽃다발을 보내셨어요?”

주강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현진은 눈썹 사이를 구겼다.

“혹시 촬영장으로 보내셨어요?”

“아니요. 혹시라도 현진 씨한테 전해지지 않을까 봐 일부러 집으러 보냈어요. 그 속에 카드도 써놨거든요.”

주강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떠보듯 물었다.

“혹시 못 받으셨어요?”

“...”

그녀는 밸런타인데이에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녀와 강한서는 사거리에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강한서가 굳이 차 한잔 마시고 가겠다며 고집을 부렸었다. 그녀가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강한서는 꽃다발을 들고 들어와 그녀를 위해 주문한 거라고 했었다.

그때 당시 그녀는 강한서의 안목이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까지 해줬었다. 그러나 강한서는 기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간까지 찌푸리고 있었다.

칭찬만 해주면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던 강한서가 칭찬을 듣고도 기뻐하지 않는 모습에 그녀는 아주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이 꽃다발이 애초에 강한서가 산 것이 아니라면 모든 상황이 들어맞았다.

강한서가 주강운이 쓴 카드를 버리고 자신이 산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 준 것이었다.

“현진 씨?”

그녀가 한참이나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서 있자 주강운이 그녀를 불렀다.

퍼뜩 정신을 차린 유현진은 주강운의 걱정 가득한 시선과 눈을 맞추면서 다소 미안한 듯 웃었다.

비록 강한서가 벌인 일이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마른기침을 하면서 강한서 대신 핑계를 대주려고 했다.

“아, 기억났어요. 경비실에서 저한테 연락했었던 것 같네요. 제 앞으로 택배가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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