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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차미주는 다소 어색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손에 든 송편을 전해주기도 민망했고, 도로 주머니에 넣기도 살짝 민망했다.

한성우가 성큼 다가와 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네가 산 거야?”

차미주가 말했다.

“아니, 누가 준 거야. 두 개씩 들어있었는데 내가 하나 먹었거든. 남은 하나는 너에게 주려고 가져온 거야.”

한성우의 두 눈이 순간 반짝거렸다.

그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손으로 꾹꾹 내리더니 이내 주먹을 움켜쥐고 헛기침을 했다.

“큼, 그래서 이거 나한테 주려고 직접 찾아온 거야?”

“부탁할 것도 있고.”

차미주가 뜸을 들였다.

“근데, 지금은 네가 바빠 보이는 것 같으니까 나중에 다시 올게.”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한성우가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안 바빠. 나 아주 한가해. 그러니까 들어와서 얘기해.”

그는 그녀를 집 안으로 끌어당겼다.

차미주는 신하리가 있었던 것을 떠올리며 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바로 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팔을 뿌리치기도 전에 한성우는 이미 그녀를 끌고 집 안 거실로 들어왔다. 당황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이내 다시 팔을 빼냈다.

한성우는 송편을 테이블 위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이내 주방으로 갔다.

차미주는 집 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고 소파 위엔 여성의 핸드백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바닥엔 하이힐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고 테이블 위엔 심지어 먹다 만 컵라면도 있었다.

아마도 신하리가 먹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성우는 입맛이 까다로워 인스턴트 음식을 절대 입에 대지 않았다.

“뭐 마실래?”

한성우의 목소리가 주방에서 들려왔다.

정신을 차린 차미주가 말했다.

“그냥 물이면 돼.”

냉장고를 열던 한성우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는 컵을 들고 뜨거운 물을 받았다.

차미주는 소파에 자리 잡고 앉아 등을 기댔고 순간 손에 뭔가가 잡혔다. 고개를 떨군 그녀는 당황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것은 바로 브래지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손에 잡힌 물건을 멍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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