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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나 그럼 촬영장에 구경하러 갈게.”

유현진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냥 오지 마. 내 연기에 방해될 것 같아.”

강한서는 살짝 소리 내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이번엔 머리맡에 안 있을게.”

“밖에서 기다려. 감독님한테 내가 나오는 장면 먼저 촬영해달라고 말할게.”

그러자 강한서가 동의했다.

촬영이 끝나자 옷을 갈아입고 나온 유현진은 강한서의 벤츠가 마세라티에 가로막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차의 창문은 모두 내려져 있었고 송민준은 선글라스를 쓴 채 차창에 팔꿈치를 걸치고 입꼬리를 씩 올리며 강한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강 대표, 회사 한가한가 봐? 틈만 나면 촬영장에 오고. 왜, 특별출연이라도 하게?”

강한서는 송민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대표가 되어서, 내가 투자한 영화 촬영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확인은 해야지 않겠어?”

송민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언제 투자했어, 왜 난 몰랐지?”

강한서가 독설을 날렸다.

“내가 네 회사에 투자한 400억은 네가 꿀꺽한 거야? 브랜드 뉴 엔터가 투자했으면, 내가 투자한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네가 내 돈으로 대체 어떤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송민준이 입술을 삐죽였다.

막 입을 열려던 송민준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자리를 피하려는 유현진을 발견하고는 바로 강한서에게 관심을 끊었다. 그는 손을 흔들며 유현진을 불렀다.

“현진 씨, 촬영 끝났어요?”

유현진은 멈칫 행동을 멈추더니 몸을 돌려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송 대표님, 어쩐 일이세요?”

송민준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모 브랜드에서 현진 씨를 모델로 쓰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요. 미팅에 현진 씨와 함께 가서 계약할 건지 결정하려고요.”

유현진이 침묵했다.

그는 어제도, 그제도, 엊그제도 모두 같은 핑계를 댔다.

광고 촬영 아니면 홍보대사, 그것도 아니면 대본...

매번 이유는 달랐지만, 늘 같은 이유로 식사 자리에 불참했고, 미팅을 위한 식사자리는 송민준과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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