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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차미주는 입술을 말아 물었다.

“손님이 있으니까 나 그냥 다음에 올게.”

그녀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한성우는 그녀의 어깨를 꾹 눌러 다시 앉혔다.

“괜찮으니까 얼른 말해. 아마 방에서 나오지 않을 거야. 듣게 되더라도 어디 가서 말하지 않을 거고.”

차미주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잠깐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나 조만간 면접 보러 갈 거야. 이력서를 써보긴 했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네 생각 좀 들어보려고 한 거야. 혹시 너희 회사에 계속 방영 안 하고 묵혀둔 드라마가 있어? 그런 여러 작가가 함께 만든 시나리오에 내 이름 좀 올려줄 수 있어?”

그리고 그녀는 이내 말을 보탰다.

“올리기 어려우면 안 해줘도 돼.”

“고작 이런 일을 부탁하려고 온 거냐.”

한성우가 피식 웃어 보였다.

“난 또 뭔가 했네.”

차미주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안도했다. 그녀는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해줄 수 있어?”

한성우는 잔뜩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는 차미주에 순간 또 장난기가 발동했다.

“해줄 수 있긴 한데, 송편 하나로는 안 되지.”

차미주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이따가 내가 애플망고 한 상자 줄게.”

한성우가 낮게 웃었다.

“오빠 돈 많아.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이 오빠가 직접 사 먹으면 돼.”

차미주는 다소 고민하는 듯했다.

“그럼 뭘 원하는데?”

한성우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1년간 밥 해줘.”

차미주의 눈가가 바르르 떨려왔다.

“여자친구도 있는 사람이 나한테 밥을 해달라고 해?”

“내가 언제 여자친구가...”

한성우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멈추더니 이내 헛기침을 했다.

“신하리의 그 가느다란 팔다리로 요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차미주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그녀는 팔꿈치로 그의 복부를 살짝 쳤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내 팔다리는 아주 든든해서 어떤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단 얘기야?”

한성우는 바로 그녀의 팔꿈치를 피해 아프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일부러 아픈 척 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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