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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아니요. 괜찮아요.”

주강운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는 장미를 내려놓고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아마 새로 바꾼 약에 부작용이 있었나 봐요. 가끔 이렇게 머리가 살짝 어지럽더라고요.”

유현진을 입술을 달싹이며 말을 꺼내려던 순간 주강운의 관자놀이에서 피가 나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짓게 되었다.

“머리에서 피가 나고 있어요.”

“네?”

주강운은 살짝 놀란 표정으로 손을 뻗어 확인해 보려 했다. 그러나 그가 손을 들자마자 유현진이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손에도 피가 있어요.”

주강운은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오른손 손바닥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의 손바닥엔 작은 상처들이 여러 개 나 있었고 벌어진 상처 틈으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가 아까 내려놓았던 장미 줄기에도 피가 묻어 있는 것을 확인한 그는 바로 장미 가시에 찔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 둘, 셋...”

유현진은 옆에 앉아 그의 상처 부위를 치료해 주면서 벌어진 상처 개수를 세고 있었다. 그녀는 이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여섯 개! 상처가 여섯 개예요! 안 아팠어요?”

주강운은 고개를 저었다.

“전 고통이란 감각에 어릴 때부터 무뎌서 못 느끼고 있었어요.”

유현진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그의 말에 대꾸할 수가 없었다.

지난번 정인월의 생신에 그녀는 이미 한번 물었던 적이 있었다. 주강운은 그때 당시에도 자신이 화상을 입은 줄 모르고 있었고 고통에 무디다고 말했었기에 그녀는 더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소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깨의 피부조직이 심각하게 망가져 감각을 잃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었지만, 손바닥엔 화상을 입은 적도 없었다. 게다가 여섯 곳이나 장미 가시에 찔렸는데 어떻게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거지?

만약 강한서가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면 그녀는 분명 그가 허세를 부릴 것으로 생각할 것이었다. 그리고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일부러 그의 상처를 꾸욱 눌렀을 것이다.

다만 강한서는 자신이 고통에 무디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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