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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송병천은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예쁜 손녀를 어디에 보내려고?”

“이 쇳덩이는 강한서가 현진이에게 준거예요. 현진이가 저한테 며칠 빌려줬고요. 요즘 언제 쇳덩이를 돌려줄 수 있는지 묻더라고요. 강한서가 만든 이 고철, 비록 생긴 건 못났지만, 집은 잘 지키니까, 얘가 있으면 아버지 딸이 괴롭힘을 당할 걱정은 없어요.”

송민준은 말을 멈추더니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그리고, 이걸 돌려주면 아버지도 이 쇳덩이를 핑계 삼아 현진이랑 연락할 구실이 생기잖아요. 그 기회에 만나셔서 알아가셔도 되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송병천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면 얼른 현진이에게 얘기해. 전엔 우리가 몰랐다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절대 더 이상 현진이를 힘들게 만들어서는 안 돼. 최대한 빨리 데려와야지. 그리고 시간 나면 나랑 하 여사님한테 인사드리러 가자. 하씨 집안 일도 신경 좀 쓰고, 많이 도와줘.”

송민준은 더 할 얘기가 있었지만 서해금이 이미 이쪽으로 걸어오자 입가에 맴돌던 말을 다시 삼키고는 인사를 건넸다.

“오셨어요.”

서해금은 미소를 띠고 천천히 걸어왔다.

“부자끼리 수군수군, 무슨 얘기 해요?”

송민준은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별거 아니에요. 루나를 보내려고 얘기 중이었어요.”

서해금은 잘 차려입은 송민준을 보더니 물었다.

“지금? 밥 먹고 가.”

“아뇨, 루나를 보내고 점심엔 고객이랑 약속이 있어서요.”

송가람의 옆을 지나치던 송민준은 그녀의 안색이 어두운 것을 보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가람아, 어디 아파?”

송가람이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에 친구들이랑 너무 늦게까지 놀아서 그런가 봐.”

송민준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좀 더 쉬어. 다음엔 그렇게 늦게까지 놀지 말고.”

송가람이 고개를 숙이고 그의 말에 대답했다.

송민준도 다른 말 없이 사람을 찾아 루나를 차에 싣고 자리를 벗어났다.

서해금은 혈압강하제를 송병천에게 건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 민준이랑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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