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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그 예능 저도 본 적 있어요! 옷방 문이 열리자마자 꿈을 꾸는 줄 알았잖아요. 저는 꿈에서만 본 적 있는 장면이었어요.”

“맞아요, 그런 집을 꿈 꾼 적 없는 여자는 없을 거예요.”

“민영 씨 너무 겸손해요. 그렇게 귀한 가방을 왜 안 들고 다녀요? 저 같으면 매일매일 다른 가방을 골라서 들고 다닐 거예요!”

송민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 브랜드에서 받은 선물일 뿐이에요. 제가 직접 산 건 별로 없어요. 대부분 일 때문에 받은 거라 이제는 유행이 지나 쓰지도 못해요. 조만간 시간을 내서 안 쓰는 건 버리거나 선물하든지 해야겠어요.”

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부럽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했다. 적어서 몇백만 원은 하는 가방들을 버리거나 선물한다니, 웬만한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방이진은 돌연 머리를 숙인 채 휴대폰을 닦고 있는 유현진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 안 쓰는 가방은 현진 씨한테 버리는 거 어때요?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다고는 하지만 급이 너무 떨어져도 보기 안 좋잖아요. 오늘처럼 저희끼리 만나는 자리에서는 상관없는데 홍보할 때도 저런 가방을 들면 부끄러움은 저희 몫이에요.”

유현진은 동작을 멈추고 머리를 들더니 방이진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물었다.

“제 가방이 뭐 어떻다고요?”

방이진은 가식적인 목소리로 받아쳤다.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 현진 씨. 나도 현진 씨를 위해 하는 말이니까. 현진 씨 아직 연예계의 규칙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지? 자고로 여배우는 패션이 가장 중요한 법이야. 근데 현진 씨 출연료로는 명품을 사기에 턱도 없잖아? 얼마 없는 출연료를 패션에 투자하면 성형할 돈도 모자랄 텐데, 민영 언니가 가방 정리를 하는 김에 몇 개 받으면 돈 절약도 하고 좋잖아.”

방이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진짜 유현진을 걱정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말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롱으로 가득했다. 언제부터 연예계가 이런 곳이 되었는지, 유현진은 어이없을 따름이었다.

유현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민영이 자선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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