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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Penulis: 조십일
유현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송민영 씨. 그러면 저도 내외하지 않을게요. 내일까지 기다릴 것 없이 그냥 지금 가면 안 돼요? 다들 시간 있을 때 같이 구경해요. 송민영 씨 이 근처에 살잖아요.”

유현진은 또 장난스러운 말투로 송민영의 거절을 미리 거절했다.

“내일이 되면 생각이 바뀔까 봐서요.”

송민영은 눈에 띄게 멈칫했다.

‘이혼하고 나서 거지가 된 거야 뭐야? 내가 비꼬는 걸 이해 못했나? 진짜 어디 잘못된 거 아니야?’

유현진의 말에 거절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송민영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다들 듣고 있는 자리에서 한 약속인데 어길 리 있겠어요? 하지만...”

“그러면 지금 출발할까요?”

유현진은 송민영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말머리를 잘랐다. 그러고는 잔뜩 신바람 난 표정으로 몸을 일으키며 이어서 말했다.

“다들 꿈과 같다고 비유한 옷방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보고 싶어요.”

방이진은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다.

‘쓰레기통 취급당하면서 신이 난 거야? 흥, 평생 거지로 살 운명이네.’

방이진은 또 머리를 돌려 송민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 애들한테도 구경시켜 줘요. 애들 지금 침 흘리게 생겼어요.”

송민영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흔쾌히 동의했다.

“좋아요, 그러면 감독님한테 얘기하고 나서 가볼까요?”

송민영이 엘 하트 펜션에 있는 집은 호텔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었다.

엘 하트 펜션의 집은 적어도 몇십억 원은 있어야 살 수 있었다. 송민영의 경우 비록 대출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약금을 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8명의 여배우는 차량 두 대로 나눠서 송민영의 집에 도착했다. 출입문을 열자마자 고풍스러운 유럽식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샹들리에가 눈에 들어왔다. 화려하기는 하지만 졸부 티가 팍팍 나는 인테리어였다. 하지만 졸부 티가 나면 뭐 어떻겠는가? 줄부도 엄연한 부자인데 말이다.

사람들은 집안을 둘러보며 감탄하기 시작했다. 송민영은 여전히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인테리어는 약간 대충한 티가 나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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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병엔 점과 선으로 구성된 부호가 찍혀 있었다. ‘대체 어디서 이렇게 못생긴 병을 가져온 거야.’물을 마신 한현진은 물병을 던져버렸다. 화가 조금 가라앉고 나서야 한현진은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한현진은 얌전히 앉아있는 강한서를 보고도 무시한 채 곧장 샤워실로 들어가 씻은 후 잠에 들었다. 늦은 새벽, 잠결에 누군가 자신의 허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낀 한현진은 움찔 몸을 떨며 손을 들어 그대로 내려쳤다. 머리를 맞은 강한서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한현진은 그보다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은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냐? 너 뭐하는 거야? 이 새벽에 변태 행세라도 하려고 그래?”‘아직 화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달래지도 않고 그냥 들이대시겠다? 센스라곤 없는 자식!’강한서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그는 한참만에야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너 그 물 마셨잖아.”멈칫하던 한현진이 물었다. “그 물에 약이라도 탔어?”‘그래서 직접 해독제라도 해주겠다는 거야?’강한서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해갔다. 시간이 꽤 흘러서야 그는 어두운 얼굴로 이불을 가지고 방을 나섰다. 그날 밤, 강한서는 서재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한현진은 잠이 들 때까지도 강한서가 대체 왜 그런 미친 짓을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한서가 한현진이 오랫동안 기대했던 케이크를 강민서에게 “선물”한 사건이 벌어졌다. 조금 느슨해졌던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긴장이 맴돌았다. 얼마 후 새해가 밝았다. 그날 강한서는 출장 때문에 한주에 없었고 신미정은 신표 가족을 비롯한 몇 촌인지도 알 수 없는 친척들을 데리고 한현진과 강한서 집에서 명절을 보냈다. 강한서가 있을 때면 신미정은 그의 집에 자주 드나들지 않았다. 비록 신미정은 강한서의 생활에 이것저것 간섭하기를 좋아했지만 강한서는 신미정의 그런 모습을 제일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두 사람의 대화는 늘 다툼으로 마무리 되었다. 신미정은 아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32화

    처음엔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한 한현진은 길을 피해주었다. 그러자 로봇 RC카는 그녀를 에워싸고 한 반퀴 빙 돌더니 또 다시 그녀의 발에 부딪혔다. 한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위를 올려다보았지만 2층은 텅 비어 강한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났을 때면 한현진은 누구보다 강한서를 미워했다. ‘너로는 부족해서 거지같은 네 기계까지 날 괴롭히는 거야?’생각하던 한현진은 아예 몸을 일으켜 겉옷을 챙겨 밖으로 산책을 나섰다. 그 결과, 이상한 생김새의 RC카는 한현진을 따라 집을 나섰다. RC카는 강아지처럼 한현진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잔뜩 짜증이 난 한현진은 로봇 RC카를 펑 차버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가방보다도 비싼 물건이라는 것을 떠올리곤 꾹 참아내야 했다. 한현지이 자리를 잡고 의자에 앉자 로봇 RC카는 그의 기계팔로 물병을 한현진의 발 옆으로 건넸다. 못생긴 기계뭉치를 노려보던 한현진은 물병을 잡아 던져버렸다. 그러자 “못생긴 기계뭉치”는 U턴하더니 강아지처럼 달려가 물병을 다시 주웠다. 아름드리는 입주민이 꽤 많은 별장에 속했다. 이웃들 모두 같은 업계의 사람들이었지만 그녀와 강한서처럼 아이도 없는 젊은 부부는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은 아이를 키우는 부부거나 삼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었다. 한현진이 산책을 나선 시간은 마침 다들 저녁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즐기는 시간대였다. 그러니 로봇 RC카가 물병을 주워오는 그 장면은 마침 일반 RC카를 갖고 놀던 아이들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부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로봇 RC카를 구경하며 재잘재잘 질문을 던졌다. “누나, 이거 어디서 사셨어요? 너무 멋져요. 물건도 주울 줄 알아.”“엔진 완전 대박이야. 이렇게 가파른 길도 올라갈 수 있다니. 최고잖아.”“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거예요? 저게 연료탱크예요?”“바퀴도 더 큰 거로 개조한 거야. 무거운 물건도 끌 수 있어요?”못생긴 기계뭉치는 마치 일부러 뽐내기라도 하듯 기계팔을 뻗어 통통한 남자 아이를 잡고 자기 등으로 끌었다. “올라가라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31화

    강한서는 멍해진 한현진에게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고 한현진은 더 이상 차미주를 말리지 않았다. 차미주가 한주에서 막 일을 시작했을 때 한현진은 그녀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줬었다. 김경선은 한현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줄곧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러니 차미주가 하현주의 병원비 때문에 걱정하는 한현진을 돕기 위해 김경선에게 손을 벌렸을 때, 김경선은 두 말 없이 바로 2억을 보내줬었다. 한성우에게서 그 일을 전해들은 강한서 역시 줄곧 그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는 한성 그룹의 모든 자회사의 사무용품과 명절 선물 세트를 구매하는 협력 업체를 미소마트로 바꿨다. 김경선이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맞지만 그녀 역시 사업가였다. 어떻게 한성과 계약을 맺게 된 것인지, 조금만 조사해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딸의 친구는 한주 명문가에서 태어난 재벌 2세였고 지금은 자신의 사업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러니 김경선은 한 번 더 은혜를 베푸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 생각했다. 앞으로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이를 돈독히 해야 사업이 더 번창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엔 차미주의 체면까지 세워줄 수 있었으니 더 좋은 일이었다. 강한서는 김경선의 깊은 뜻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한현진에게 더 이상 거절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앞으로 협력할 기회는 지금보다도 훨씬 많을 것이다. 한성우가 질투 섞인 말투로 말했다. “휴. 역시 여자를 잘 만나는 게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아. 난 왜 그런 운이 없을까.”차미주가 한성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럼 나 가?”한성우가 차미주를 끌어안으며 빙그레 웃었다. “내가 좋은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것도 좋지.”차미주가 한성우의 가슴을 쿡 찔렀다. “좀 패기 있게 살면 안 돼? 왜 계속 데릴 사위할 생각만 해? 넌 줏대도 없어?”“내가 강한서처럼 큰 포부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난 그저 내 아내와 아이가 등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 수 있으면 그거로 충분해. 너만 허락하면 난 바로 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30화

    차미주가 옆에서 맞장구치며 말했다. “너 같은 짠돌이가 강한서 생일에 뭐라도 가져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강한서는 네가 환생이라도 한 줄 알 거야.”한성우가 이를 갈았다. “네가 더 해. 내가 남한텐 짠돌이처럼 굴어도 너나 친구한테 그런 적 있어?”차미주가 예를 들려 말했다. “앞에선 날 속이고 또 뒤에선 친구에게 거짓말 하면서 일전 한 푼도 안내고 한 달 동안 내가 해준 밥 축냈던 건 잊었나봐?”한성우가 변명했다. “중매인으로써 돈 조금 번게 뭐 어때서? 밥 얻어먹은 것도 너무한 거야?”“부끄럽지도 않아?”두 사람은 말다툼을 하며 강한서 앞으로 걸어왔다. 한성우는 손에 들린 선물 상자를 강한서에게 건넸다. “친구, 생일 축하해. 전에 네가 강에 빠졌을 땐 이젠 평생 납골당에서 생일을 축하해 줘야 하나, 했어. 다행히도 하늘이 너 같은 사고뭉치를 데려가지 않으셨으니 오늘 이 기회를 빌려 진지하게 맹세할게. 내가 너보다 죽게 죽는 한, 매년 네 생일은 내가 책임질게.”차미주가 팔꿈치로 한성우를 퍽 쳤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생일에 죽느니, 사느니 그런 얘길 왜 해. 퉤퉤퉤.”한성우가 차미주의 어깨를 감싸 안고 웃으며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너무나도 진지한 눈빛이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너랑 평생 친구 해준다고.”울컥한 강한서는 침착하게 한성우가 건네는 선물을 받으며 대충 얼버무렸다. “너 하는 거 봐서.”“쯧. 감동 받았으면 울어. 뭘 센 척 하고 있어.”흥, 콧방귀를 뀌던 한성우가 말을 이었다. “내 선물은 마지막에 뜯어. 너무 처음부터 감동을 주면 다른 사람 선물은 눈에 차지도 않을 테니까.”호기심에 가득 찬 차미주가 물었다. “강한서에게 무슨 선물을 준비해준 거야?”한성우가 검지를 내밀어 가볍게 흔들었다. “비밀이야.”“쳇.”차미주 역시 강한서에게 “선물”했다. “그, 넌 아무것도 부족한 게 없으니까 뭘 주면 좋을지 몰라서 준비했어. 마침 엄마 가게들이 리모델링 중이라 루나를 추천했더니 호객용으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29화

    한현진이 이끄는 대로 강한서는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밤공기는 조금 차가웠고 재스민 향으로 가득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왔다. 강한서는 마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잎이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향기가 바람 따라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그가 좋아하는 향이었다. “계단 있어. 다리 높게 들어. 넘어지지 말고.”한현진의 목소리가 가볍게 귓가에 울렸다. 강한서는 한현진의 손을 꼭 잡고 한걸음 천천히 내딛었다. 그의 발밑은 자갈로 포장된 길이었다. 그 위를 걸으면 돌멩이가 살짝 내려앉으며 돌멩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현진이 말했다. “도착했어. 여기야.”그 자리에 멈춰선 강한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 “안대 벗어도 돼?”한현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벗겨줄게.”그 말에 한현진이 쉽게 안대를 벗길 수 있도록 강한서는 고개를 숙였다. 안대가 벗겨지는 그 순간, 강한서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찌푸렸다. 불빛이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천천히 눈을 뜬 강한서 앞에는 하얀 재스민으로 가득 차있었다. 정말 그가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 한 송이, 한 송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마당을 따라 한 바퀴 빙 비추던 조명은 앞에 놓인 프로젝터 스크린으로 빛을 모았다. 그 순간, 프로젝터가 켜지고 신우의 모습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편안한 차림의 그를 보니 집에서 촬영한 것 같았다. “강한서, 생일 축하해. 얼른 나아서 최대한 빨리 기억 찾아. 시간 나면 술 한 잔 해.”어두워진 화면이 몇 초 후 다시 환해지며 이번엔 송민준의 모습이 보였다. “생일 축하해. 오늘은 생일이니까 욕은 안 할게. 그리고, 한라봉은 큰 게 맛있어. 현진이가 너한테 거짓말 한 거야.”말을 마친 송민준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강한서도 그런 송민준을 따라 웃으며 생각했다. ‘유치하긴.’그 다음인 정인월이었다. 동영상 촬영은 처음이라 촬영이 시작되었음에도 한참 동안 진씨에게 촬영이 되고 있냐며 물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28화

    C: [젠장. 어쩐지 그 얼굴에 여자친구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양다리 걸치는 쓰레기였네.]D: [내 마음을 가지고 놀다니. 그런 인간은 다 죽어버려야 돼요.]F: [역시 잘생긴 것들은 어떻게든 얼굴값을 한다니까요. 너무 잘생긴 남자는 감당할 수 없나 봐요. 대표님, 전 얼굴 안 밝혀요. 책임감 있고 진취적인데다 술, 담배 안 하는 사람이면 돼요. 지인 분 중에 이런 남자 있어요?]A: [흑흑, 전 그래도 잘생긴 남자가 좋아요. 너무 못생기면 키스할 마음이 안 생긴다고요~]B: [여러분, 제 친구 중에 연현 테크에 출근하는 애가 있는데 회사에 고발 메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쓰레기 같은 인간이 여자친구 몰래 소개팅한 사실을 회사에 알려 이름 좀 나게 해달라고 해볼까요?]B: [찬성이요.]C: [찬성이요.]F: [찬성이요.]...강한서는 처음으로 도끼를 들어 발등을 찍는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체험할 수 있었다. 한현진은 강한서가 자신의 휴대폰을 보는 것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그녀는 심지어 재밌다는 표정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저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소개팅을 본 남자는 세상에 알려야 해요.]강한서: ...아무 것도 모르는 민경하는 두 사람의 대화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대화가 끊기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민경하는 한현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런 인간은 패가망신시켜야 해요.”말을 마친 민경하는 뒤에서 오는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움찔 몸을 떨었다. ‘실수한 건가?’민경하 앞에서는 차마 애교 섞인 말투로 고개를 숙이기 부끄러웠던 강한서는 휴대폰을 꺼내 한현진에게 달려와 무릎을 꿇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휴대폰 알람에 카톡을 확인한 한현진은 곧 입꼬리를 씩 올리며 강한서에게 [네 죄를 사하노라.]라는 의미의 이모티콘을 전송했다. 한현진이 그룹 채팅방에 공지를 올렸다. [여러분, 그 사람의 개인 정보도 가짜였어요. 연현 테크에 출근하는 지인에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27화

    강한서는 어쩐지 주혁이 한현진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돈이 부족한 상황에 전근까지 당한다면 어느 정도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주혁은 불평은커녕 오히려 한현진에게 아들이 그린 그림을 선물하기까지 한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한 케이스였다. 하지만 주혁의 이력은 강한서가 봐도 전혀 이상한 점을 찾아낼 수 없었다. 오히려 굉장히 불운한 일생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주혁의 아들은 선척적으로 청각장애를 가진 것이 아니라 납치사건 때문에 생긴 후유증이었다. 부잣집 아들을 납치하려던 납치범은 실수로 주혁의 아들을 납치했고 납치범은 돈을 요구했지만 부잣집에서는 인질을 구출하려는 경찰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납치범이 납치된 아이를 살해할 것을 고려해 경찰은 그들에게 아이를 잘못 납치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며 돈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납치범은 아이를 버리고 도망쳤다. 주혁의 아들은 비록 구조되었지만 의사로부터 청력을 잃었다는 선고를 받아야했다. 정신질환 가족력이 있던 주혁의 아내는 아들이 납치되기 전까진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납치사건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그녀마저도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다. 강한서가 주혁을 한현진 곁에 두고 싶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주혁의 과거 때문이었다. 아들이 납치당하기 전의 주혁은 지금처럼 성실하고 자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도박 전과가 있었다. 매번 월급이 지급되면 주혁은 며칠 동안 사라졌다. 도박장이나 PC방에 파묻혀 가진 돈을 전부 잃고 나서야 다시 출근했다. 집에 있는 아이와 아내는 거의 신경도 쓰지 않았고 아내가 발품 팔아 번 돈으로 겨우 가족의 생활을 유지했다. 주혁의 모든 변화는 그의 집에 사건이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도박이나 하며 빈둥거리던 남자가 하루아침에 모든 과거를 뉘우치고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가족을 보살폈다. 주혁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런 주혁을 보며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스스로 잘못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26화

    한현진은 순간 주혁에게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위화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던 주혁은 글을 잘 썼다. 정신질환이 있는 아내와 청력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아들을 국화와 서예 학원을 보낼 수 있었다. 아들의 인공 달팽이관을 마련하기 위해 급히 돈이 필요하다던 그는 한현진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다 걸려 직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들어가는 지출을 줄이지는 않았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 본인은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자식에게는 제일 좋은 것만 주길 원하는 부모를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혁의 가정형편으론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이상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대체 어떤 면에서 이상하다고 해야 할지, 콕 짚어 얘기하기는 어려웠다. 강한서를 만나고 나서도 한현진의 찌푸린 미간은 펴지지 않았다. 원율이 퇴근하고 민경하가 운전을 인계받았다. 조수석에 외투를 벗어던진 강한서는 뒤로 돌아가 한현진과 함께 뒷좌석에 앉았다. “왜 그래? 고민 있어?”강한서가 안전벨트를 하며 물었다. 한현진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별 일 아냐.”“손에 그건 뭐야?”강한서가 물었다. 한현진이 그림을 강한서에게 펼쳐보였다. “기사님 아드님이 나에게 선물로 준 거야. 초콜릿을 준 적이 있는데 고맙다고 그려줬어.”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또 어린애에게 작업 걸었어?”한현진이 입가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기사님 아들은 이제 고작1 4살인데 무슨 작업을 걸어. 게다가 심지어 만난 적도 없다고. 전에 생일이라고 해서 기사님께 초콜릿을 가져가라고 했었어. 인사성이 좋은 아이라 답례를 준 거고.”강한서가 큼, 헛기침을 내뱉었다. “그래?”한현진이 어이없다는 듯 흥, 콧소리를 냈다. 그림을 들고 한참을 자세히 살피던 강한서가 평가했다. “꽤 잘 그렸는데? 14살에 이 정도 수준이면 엄청난 거지.”한현진은 눈앞의 질투쟁이의 말을 무시했다. 강한서가 말을 이었다. “너도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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