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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민망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차미주가 소개한 변호사가 하필이면 강운 씨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였던 거야? 왜 나한테 미리 언질을 주지 않았던 걸까? 진작 알았더라면 차라리 바로 강운 씨한테 자문을 구할 걸 그랬네... 그렇게 알게 됐으니, 오히려 더 난처하게 됐잖아...’

그녀는 머리를 움켜쥐고 열심히 어떻게 상황을 모면할지 머리를 굴렸다.

“그냥... 작은 문제라서, 그리고 강운 씨가 요즘 워낙 바쁘셔서야 말이죠. 게다가 그저 자문했을 뿐인걸요. 만약 소송까지 가게 된다면 당연히 강운 씨를 찾아갔겠죠.”

주강운은 그녀가 혹시나 말실수하여 자기를 민망하게 할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그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현진 씨를 탓할 뜻은 없습니다. 우리 법률사무소 직원의 전문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셨으니, 오히려 저를 대신하여 트레이너 역할을 해주신 셈이시죠.”

유현진은 헛웃음을 지었다. 만약 주강운의 표정이 진지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주강운이 그녀를 조롱하는 것으로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도석문은 유현진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유현진은 다름 아닌 그의 애인이 혼쭐 내달라고 부탁했던 그 여자인 것 같았다. 그는 어쩐지 유현진이 눈에 익었다. 지난번에도 이곳에서 그녀를 마주쳤던 것 같았다.

주강운의 차갑고 도도하던 얼굴이 그녀를 본 순간 사르르 녹아내린 것을 보고 도석문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돈을 줘도 여자를 소개해 줘도 씨알도 안 먹히던 양반이. 마음이 이미 콩밭에 가 있었던 거였구나... 그럴 만도 하지, 이렇게 예쁜 여자라면 혹할 만도 해.’

도석문은 사람이라면 모두 욕망 하나쯤은 가슴속에 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껏 먹히지 않았던 것은 그가 주강운의 욕망을 제대로 타겟팅 하지 못했던 이유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를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혀를 찼다. 그리고 방이진을 지나칠 때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틈을 타서 그녀의 엉덩이를 한 움큼 뭉켜 쥐었다. 그러고 나서 주강운과 몇 마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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