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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유현진은 순간 당황해서 뭐라고 대답할지 몰랐다.

주강운은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말을 이었다.

“지난번에 제가 유상수 씨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것 때문에 더 이상 저에게 믿고 맡길 수 없다고 하는 건가요? 그래서 저보다는 차라리 수습 기간 변호사 한 명에게 자문하려는 건가요?”

유현진은 서둘러 아니라고 하며 오해를 풀려고 했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 소송은 우리가 진 것도 아니고, 고소를 취하한 것뿐입니다. 절대로 강운 씨를 탓할 수 없어요. 누가 저와 유상수가 혈연관계가 아니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주강운은 고개를 들고 머뭇거리다 물었다.

“그러면 왜 저를 피하는 거죠?”

유현진은 어안이 벙벙했다.

“피한 적 없어요...”

유현진은 갑자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단도직입적으로 강한서가 질투한다고 말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아직 재결합하지 않았거니와 재결합하더라도 그녀는 남들에게 굳이 시시콜콜 알리고 싶지 않았다.

“제가 이 사건을 의뢰하게 되면 강운 씨에겐 깨알만큼의 수임료밖에 주어지지 않을 겁니다. 강운 씨가 주로 맡는 재벌가의 이혼 사건 수임료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될 겁니다. 저는 그저 강운 씨의 시간과 정성을 뺏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에 그렇게 제안한 것뿐입니다. 강운 씨는 순전히 친구로서 저를 도와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강운 씨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요.”

주강운은 한참 동안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지금까지 현진 씨의 일에 귀찮다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저는 줄곧 현진 씨를 도와 어머님의 유산을 되찾지 못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했어요. 만약 이번 기회에 현진 씨를 도울 수 있다면 저의 무력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니 저의 부탁을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

‘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톱클래스 변호사의 자신감인가? 절대로 패소의 굴욕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주강운은 유현진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 준 것부터 시작하여 유현진을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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