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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유현진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는 최음제의 효과로 환청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그녀의 귓가에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릴 리가 없었다.

“현진아.”

목소리가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현진아, 눈을 떠봐. 나야. 다른 사람은 없어.”

유현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하던 눈앞이 점점 선명하게 보였다.

정말로 강한서였다.

순간 긴장감이 풀린 그녀는 “으앙”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한서를 끌어안았다. 그러더니 그의 가슴을 퍽퍽 치면서 다리를 찼다. 그녀는 울면서 욕을 해댔다.

“이 나쁜 놈, 개자식! 왜 사람을 놀라게 해!”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던 강한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는 발버둥을 치는 그녀를 꽉 끌어안고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냥 장난 좀 친다는 게 너무 심하게 쳤어. 전부 다 가짜니까 울지 마, 응?”

유현진은 정말로 무서웠었다. 납치되고 눈을 뜨니 누군가가 그녀에게 억지로 약을 먹였다. 낯선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공포에 그녀는 한시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고, 심지어 그녀는 자신을 납치한 나쁜 놈과 함께 죽을 생각까지 했었다.

유현진의 울음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그저 살짝 히끅거리기만 했다. 강한서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근데 네가 여기엔 왜 있어?”

유현진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날 납치하고 데리고 온 데 네가 아니야?”

강한서는 눈썹 사이를 구겼다.

“내가 널 왜 납치를 해. 내가 그런 장난을 할 사람으로 보여?”

유현진은 바로 날을 세우며 말했다.

“네가 방금까지 날 놀리고 있었잖아.”

“...”

강한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도 방금 막 정신을 차린 거야.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옆에 묶인 채로 누워있는 너밖에 없었어.”

유현진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방금 막 정신을 차렸다니?”

그녀의 말에 강한서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누군가가 나에게 약을 먹였거든. 난 회의장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이미 정신을 잃게 되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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