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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에벤에셀의 맞춤 제작이 사치품에서 어떤 레벨인지, 패션계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에벤에셀의 맞춤 제작 가방은 그녀의 방을 가득 채운 가방들 다 해도 모자랄 만큼 가치가 있었다. 어쩌면 이 가방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서 소장 가치가 어마어마한 패션 아이템이었다.

유현진의 손에 든 가방이 정품이라면 방이진이 그녀에게 가방을 선물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것은 그야말로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방이진은 아직도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진품 인증 코드도 조작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인터넷에 올라온 에벤에셀의 가방 중 열에서 아홉은 짝퉁이라고 소문났는데, 이것도 짝퉁인지 아닌지 어떻게 장담한단 말입니까?”

조 사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조용히 말했다.

“이진 씨, 손목에 있는 까르띠에 팔찌 말인데요, 그거 장 여사님한테서 산 거죠?”

방이진은 흠칫 놀랐고 무의식적으로 팔찌를 움켜쥐고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무슨 헛소리에요? 이번에 매장에서 새로 산 팔찌예요!”

조 사장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이 팔찌는 한주시에는 두 개밖에 팔리지 않았어요. 하나는 주씨 가문의 아가씨가 사 가셨고, 다른 하나는 장 여사님께서 사 갔다고 들었어요. 장 여사님 집안에 최근 자금 회전에 문제가 생겨서 얼마 전에도 저한테 와서 많은 물건을 처분했었죠. 그때 제가 최대 5,200만 원까지 이 팔찌를 사들일 의향이 있다고 하자 장 여사님은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며 팔지 않으셨어요. 이 팔찌의 모양이나 퀄리티를 보니, 그녀는 아마 퀄리티를 보완해서 되팔았을 것 같네요. 이진 씨한테서 적어도 6,000만 원은 받으셨을 테지요?”

조 사장은 말을 마치고 방이진의 손목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보완한 후에는 확실히 퀄리티가 좋아진 것 같아 보이지만, 한 번 퀄리티를 보완한 팔찌는 다시 팔 때 제값을 받기 어려워요.”

그의 뜻은 방이진에게 손해를 봤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방이진은 계속해서 발뺌하려고 했지만 들으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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