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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촬영을 시작하던 그날의 거대한 망고 외에, 유현진은 촬영장에서 조용한 편이었다. 그녀는 촬영장에서 스태프들과 똑같이 밥차에서 끼니를 때우거나 도시락을 먹었는데, 한 번도 반찬 투정을 한 적이 없었다.

반면 촬영장에서 무릇 약간의 명성이 있는 배우라면 모두 조건 좋은 집안에서 응석받이로 자랐다. 촬영이 끝나면 그녀들은 곧바로 재벌가 아가씨로 돌아왔다.

송민영과 방이진이 바로 대표적인 예였는데, 그녀들은 절대로 촬영장에서 도시락을 먹지 않았다. 그녀들은 커트 소리만 나면 매니저들에게 둘러싸여 파라솔을 쓰고 벤으로 올라탔다. 그리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정교하게 만든 특급 도시락으로 식사했다. 더욱이 출장 마사지사까지 불러 차에서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유현진이 하는 행동은 무명 배우나 다름없었고 그녀는 늘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 때문에 아무도 그녀가 메고 다니는 가방이 모두 고가의 명품, 리미티드 에디션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모두 유현진이 어떤 가문 출신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전 남자친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순식간에 사람들의 주의력은 유현진의 가문에서 그녀가 조금 전에 언급한 “전 남자친구”에게로 옮겨갔다.

‘이런 가방을 선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전 남자친구와 어떻게 헤어질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이별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유현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막장이에요. 어떤 여자가 제 전 남자친구한테 한눈에 반하더니, 우리를 갈라놓지 못해서 안달이 났거든요. 그 여자가 제 전 남자친구가 바람이 났다고 부추겼고 저는 바보같이 그 말을 진실로 믿고 그와 헤어졌었죠.”

말을 마치며 그녀는 송민영을 담담하게 흘겨보았다. 그러자 송민영은 소름이 돋았고 뒤이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머, 어떻게 이렇게 징그러운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뻔히 내연녀가 될 것을 알면서도 기어코 되려고 애를 쓰는 천한 여자가 있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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