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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화장실 문에 노크했다.

“강민서?”

안에서는 대답 대신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유현진이 다시 소리를 높여 말했다.

“강민서, 장난치지 마. 들었으면 대답해.”

하지만 여전히 안쪽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화장실에는 칸막이가 3개뿐이었는데 3개의 문이 모두 굳게 닫혀있었다. 그중 하나의 칸막이 너머로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다른 소리도 섞였다. 유현진은 이거구나 생각했다.

“민서...”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안쪽으로 밀었다.

무방비 상태였던 유현진은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고 손에 있던 폰도 놓쳤다.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에는 이미 문이 닫힌 뒤였다.

유현진은 불안한 예감이 들어 얼른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역시나 밖에서 문이 잠겼다.

‘강민서 유치한 자식!’

유현진은 이를 악물고 힘껏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강민서! 너 미쳤어? 하나도 재미없으니까 얼른 문 열어!”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설마 이미 나갔어?’

강민서가 그녀에게 했던 못된 행위들을 생각하니 이런 일을 벌이고도 남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호텔은 방음 시설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참이나 문을 두드렸지만 그녀를 발견하는 사람은 없었다.

호텔 로비에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지며 액정이 깨지는 바람에 그마저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누군가 화장실에 와서 그녀를 구해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몰랐다. 강민서가 화장실을 떠날 때 문 앞에 수리 중이라는 팻말을 놓았기 때문에 호텔 직원이 아닌 이상 화장실을 지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호텔의 화장실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고 악취 대신 디퓨저 향이 났지만 갇혀 있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액정이 깨진 핸드폰을 만지며 기억을 더듬어 주소록에서 아무나 찾아서 전화를 하여 호텔 데스크에 연락을 해달라고 할 참이었다.

하지만 전화를 걸기도 전에 화장실 옆 칸에서 “헉헉” 거리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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