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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유현진이 강한서에게 고자질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강민서가 멈칫하더니 눈동자를 데굴 굴리다가 준비한 대사를 내뱉었다.

“호텔에 와서는 화장실에 간다고 했어. 그래서 경비한테 말하고 나는 먼저 입장했지. 어디 갔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강한서가 어두운 얼굴로 다시 물었다.

“강민서, 사실대로 얘기해. 현진이 대체 어디 있어?!”

강민서는 그의 눈빛에 깜짝 놀라서 한껏 높아진 목소리로 대꾸했다.

“뭘 더 어떻게 솔직하게 말해? 화장실에 갔다고 했잖아. 믿지 못하겠으면 CCTV라도 확인해 봐. 내가 왜 거짓말을 해?”

“오기 전에 내가 너한테 뭐랬어?”

강한서가 성질을 억누르며 말했다.

강민서는 울컥해서 말했다.

“오빠 말대로 데리고 입장하려고 했어. 하지만 다 큰 성인이 화장실에 가겠다는데 내가 어떻게 말려? 어쩌면 드레스 때문에 일부러 가버린 건지도 모르지.”

강한서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걔가 너처럼 쫌생인 줄 알아?”

강민서가 화를 내며 버럭 했다.

“오빠, 그 여자 땜에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동생 대신 그 여자를 믿는 거야?”

강한서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고 강민서는 그 눈빛에 소름이 끼쳤다. 뭐라고 더 해명하려고 했지만 강한서는 그녀를 내버려 두고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방금 친구한테 밖에 나가보라고 했을 때 그 화장실의 문은 진작 열려 있었다. 유현진은 안에서 나왔을 텐데 아직도 파티에 입장하지 않고 강한서에게 고자질을 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내가 방금 무슨 얘기 들었는지 알아?”

그녀가 자리에 앉마자마 재벌 집 자제분 중 한 명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물었다.

“무슨 얘기?”

“듣기로 송씨 가문의 아가씨가 방금 화장실에서 천식이 발작해서 거의 죽을 뻔했대.”

강민서가 멈칫했다.

누군가 물었다.

“무슨 송씨 가문?”

“한주시에 송씨 가문이 얼마나 된다고 그래? 익천 그룹의 송씨 가문 말이야. 민서는 아마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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