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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몇 초의 적막이 흘렀다.

노련한 분위기 메이커인 한성우마저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친구의 여자친구가 다른 친구의 와이프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

“내 와이프는...”

강한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현진을 바라보다가 시선이 주강운의 팔짱을 낀 그녀의 손에 머물고는 입꼬리를 씰룩하더니 말했다.

“차현진 씨에게 언제 시간이 되는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유현진은 묵묵히 주강운의 팔짱을 낀 손을 빼고 살짝 거리를 두었다.

주강운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현진이 해명하려고 입을 벌린 순간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홱 감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강한서는 손에 힘을 주어 그녀의 허리를 잡고 유현진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유현진 사모님이라고 부를까, 아니면 차현진 씨라고 부를까?”

유현진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강한서가 그녀를 향한 소유욕을 과시한다고 느꼈다.

주강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한서야, 그게 무슨 얘기야?”

강한서는 유현진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유현진, 네 남자친구에게 남편 좀 소개하지 그래.”

“무슨 남자친구?”

유현진은 그의 손에 잡힌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

“강한서 너 미쳤어?”

“그건 내가 할 말인데?”

강한서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유현진, 우리 서류상으로 부부가 된 지 3년이 넘어. 네가 차 씨인 줄은 몰랐는데?”

유현진은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랐다.

주강운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그에게 가명을 알려 줬다고 하면 곁에 있는 그에게 실례가 아닌가.

그녀가 고민하고 있을 때 주강운이 말했다.

“오해가 있었네. 유현진 씨의 소개로 소송 하나를 맡았어. 직업병이 도졌지 뭐야. 유현진 씨가 의뢰인의 친척이라고 생각하고 같은 차 씨인 줄 알았어.”

유현진은 죄책감이 들었다. 자신의 한 거짓말을 피해자가 수습하는 꼴이라니.

한성우는 이때다 싶어서 끼어들었다.

“오해였구나. 그럼 내가 다시 소개할게. 형수님, 이쪽은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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