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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유현진은 웃던 얼굴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소리 난 쪽을 보았다.

송민영은 블루 큐빅이 박힌 스커트를 입고는 이쪽으로 걸어왔다.

정교한 화장에 펄감이 살아있어 표정이나 몸매 모두 한 번쯤은 돌아 볼 만큼 화려한 외모였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젊은 여배우 중 한 명이라 그런지 확실히 분위기가 남달랐다.

평소 같았으면 고개를 끄덕일 뿐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만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가‘한서야’라고 다정하게 부른 덕분에 주위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였다.

강한서과 송민영의 열애설은 이전부터 떠들썩했지만 이후 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아 다들 해프닝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다정하게 부르는 것을 보니 뭐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소문을 좋아하는 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 듯싶다.

사람들의 시선은 어느새 강한서와 송민영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의외로 두 사람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유현진은'한서'라는 소리가 들릴 때 잠시 멈칫하였지만 이내 마치 모르는 사람이 온 것처럼 손에 든 주스를 삼켰다.

강한서는 더욱 냉담하였다. 분명히 그녀가 온 걸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었다.

유현진은 코 웃음을 치고 말았다.

개 자식,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니.

송민영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였다.

"강 대표님, 현진 씨 여기서 다 뵙네요.”

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강한서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 가볍게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유현진은 그 모습이 너무 역겨웠다.

오기 전에 분명히 한서는 송민영의 전화를 받고 달려갔는데 지금 여기에서 무슨 청춘 드라마 주인공인 척하고 있는 것인지.

송민영은 밝은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하였다.

“오늘 행사 자선 게스트로 초대돼서 왔어.”

파티에는 연예인을 초청하여 자선 공연을 하긴 하나 모두 주최자가 회사에서 임시로 선별하여 별로 유명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예술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이 주로 와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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