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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춤추실래요?”

주강운의 목소리는 꽤나 부드러웠다. 아니, 따뜻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분명 매력 있는 목소리이긴 했지만 주강운은 한 번도 유현진에게 이렇게 말을 건 적이 없었다.

유현진은 울컥 서러움에 북받쳤고 술 때문이었는지 억울함 때문이었는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저 춤 잘 못 춰요."

“저도 잘 못 춰요.”

주강운이 웃으며 대답했다. 거짓말이었다. 사실 그는 춤을 잘 추는 편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멜로디에 맞춰 발을 내디디며 그는 천천히 그녀를 따라갔다.

이는 유현진과 강한서 사이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었던 케미였다. 유현진은 늘 강한서의 발을 밟았고, 강한서는 인내심이 있는 선생님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의 실수만으로도 그는 더 이상 그녀와 춤을 추려 하지 않았다.

유현진이 춤을 못 춰서라기보다는 그저 강한서가 유현진을 맞춰줄 의향이 전혀 없었던 것뿐이었다.

두 번의 춤을 추고 나니, 유현진의 코 끝엔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유현진은 주강운에게 술잔을 건네고,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물었다.

“정말 송민영 팬이에요?”

주강운은 피식 웃더니 종이에 술을 조금 묻혀 손목의 사인펜 흔적을 조금씩 지워나갔다.

“전 사실 TV 잘 안 봐요. 근데 그런 대스타는 처음이라. 궁금했거든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유현진은 주강운의 말을 별로 믿지 않았다.

이유가 조금 억지스러웠기 때문이다.

유현진이 믿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챈 주강운이 말했다.

“농담이에요. 사실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확인되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송민영 팬만 아니면 돼요.”

그녀의 집요한 모습은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주강운은 손을 들어 맹세했다.

“전 절대 아닙니다. 맹세해요.”

“그럼 마셔요.”

주강운은 술잔을 들며 불쑥 말했다.

“송민영 씨, 아까 다치셨어요.”

유현진은 순간 행동을 멈췄다.

“넘어지실 때, 팔이 유리 위로 떨어졌거든요. 아무래도 공인이시라, 이미지가 중요하니까요. 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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