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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그 사람은 강한서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신흥 인터넷 회사의 사장인데 20대 중반에 집에서 준 돈으로 시작한 사업이 꽤 잘 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는 화를 참으며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하지만 속 사정을 알리 없는 남자는 강한서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강 대표님.”

강한서의 표정은 너무도 담백하여 도저히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담담하게 물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동창이에요, 회포 풀고 있었어요.”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동창?”

강한서가 유현진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강한서가 그에게 묻는다고 생각하여 재빨리 대답하였다.

“이쪽은 유현진 씨예요. 제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죠.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는데 여기서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현진아 이분은 한성 그룹의 강대표야.”

유현진은 뻘쭘했다.

동창은 열정만 넘쳐흘러 눈치는 없는 모양이었다.

강한서가 사악하게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연락 안 하셨나 봐요.”

강한서가 유현진의 허리를 감싸며 천천히 눈을 들어 온화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동창은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당신이 결혼한 것도 모르잖아.”

이 남자가 제주도에 갔다 오더니 연기만 늘었어.

유현진은 자신의 연기도 꽤 훌륭하다고 생각하였지만 강한서의 옆에서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동창은 갑자기 일어난 해프닝에 당황하였는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결혼?”

유현진은 강한서의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지었다.

“여기는 내 남편이야.”

동창은 어딘가 서운해하는 눈치였다.

“결혼 일찍 했네.”

본인도 어색한 걸 느꼈는지 이어 말하였다.

“내 말은 그러니까 강 대표님이 네 남편일 줄은 몰랐어. 그때 유학할 때 친구한테 사고가 났다고 들었었거든. 널 지켜 줄 사람 빨리 찾은 것도 나쁘지는 않지.”

유현진과 그녀 모친의 교통사고는 당시 너무 충격적이라 그해 1면 톱기사를 도배하였었다.

자가용과 택시 한 대가 충돌하여 2명이 죽고 3명이 다친 큰 사고였다.

택시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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