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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뭐라고?”

유현진이 놀라서 되물었다.

강한서는 그녀의 눈빛을 피해 가며 담담하게 말했다.

“여기 사람도 있고 하니까 할머니 귀에 무슨 소리라도 들어가 봐야 좋을 거 없잖아. 깊게 생각하지 마.”

어쩐지.

유현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강한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 남자야말로 배우 출신이 따로 없었다. 장소 불문 연기가 가능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내가 왜 거기에 협조해야 하는 거야?

막 거절하려는 찰나 갑자기 송민영이 눈을 부릅뜨고 이쪽을 쳐다보고는 달려와 그들 둘을 갈라놓으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녀가 갑자기 생각을 바꿔 강한서의 어깨를 잡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말한 건 지켜.”

이어 그녀가 발끝을 세우고 그의 입술에 키스하였다.

강한서의 입술은 약간 촉촉하였고 은은한 와인 향도 같이 퍼져 나왔다.

강한서는 모를 것이다. 그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를 유혹할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녀가 아무리 감추는 거에 능숙하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여유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달랐다. 아무리 친밀한 접촉이라도 그의 얼굴에는 담담함 외에는 다른 표정을 거의 읽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예전에 그런 침착하고 여유로운 강한서를 좋아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좋아하는 여자를 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남자는 없다는 것을 간과하였다. 관심이 없다면 여자가 남자 앞에서 옷을 벗고 달려들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강한서도 마찬가지이고.

마지못해 그녀와의 접촉이 있는 날이면 화장실에서 두 시간이나 있었다. 마치 그녀 몸에 균이라도 있는 것처럼!

유현진은 갑자기 모든 게 불만스러워졌다. 분명히 이 결혼 생활에서 줄곧 참아온 것은 그녀 자신이었는데!

강한서가 무슨 자격으로 자신을 싫어하는 건지?

그녀는 그녀를 한때는 사랑에 빠지게 한 눈앞의 이 얼굴을 노려보며 망설임 없이 혀를 내밀었다.

강한서의 몸은 굳어지더니 갑자기 눈썹을 찡그렸다.

유현진은 한참 후에야 손을 놓았다.

이 결벽증 있는 인간아,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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