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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유현진과 강한서의 결혼 소식이 전해진 그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어떤 명문가의 여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한성우에게 들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실의 진위는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강한서가 명문가 자제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유현진은 강한서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우편함에서 익명의 러브레터를 발견하곤 했다. 아주 달콤한 말과 함께 자신의 외설적인 사진을 보내면서 말이다.

그건 어느 날 그녀가 강한서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성우 파일을 수정할 때 발견한 것인데 그때 두 사람은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기로서 아직 잠자리를 하지 않은 때였다. 사진을 보자마자 그녀는 머릿속이 하얘지며 혹시 강한서가 외도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

그땐 나이도 어렸고 순진했던 그녀는 혹시 자신과 잠자리를 하지 않는 이유가 강한서가 사진과 같은 섹시한 타입이 취향이라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기도, 속상하기도 했다. 해서 그녀는 지금 생각해도 어리석은 행동을 했는데 성인용품점에서 사진 속의 여자가 입은 것과 같은 속옷을 사서 그날 밤 보드카를 마시고 대담하게 강한서의 품에 안겼다.

그 뒤에 발생한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튿날 깨어보니 강한서는 일찍 떠났고 홀로 남은 그녀는 몸이 구석구석 아팠지만 속으로는 흐뭇했다.

그날 오후 강한서는 그녀에게 전화로 어제 입은 옷은 어디에서 산 것인지 물었다.

유현진은 어젯밤이 마음에 들었던 강한서가 대낮부터 그녀를 유혹한다고 생각하고 쭈뼛댔지만 강한서가 이어서 말했다.

“디자인 부서에서 며칠 전 나한테 디자인 시안을 보냈는데 우리 상품이 아직 출시되기도 전에 모조품이 시장에 나왔어. 지금 유포자를 찾는 중이야.”

유현진은 말문이 막혔다.

“네가 말한 시안이 메일에 있던 그 사진이야?”

강한서가 멈칫하며 되물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유현진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 뒤에 유현진은 강한서에게 사적인 사진을 보내는 여자가 꽤 많았지만 그날 그녀가 봤던 사진은 회사에서 새 제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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