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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강한서가 전화를 받았고 상대가 뭐라고 말했는지 그는 미간을 세게 찌푸리다가 전화를 끊고 기사님에게 말했다.

“세기 빌딩에 세워요.”

강민서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차는 왜 세워? 오빠, 무슨 일이야?”

유현진 역시 그를 바라보았는데 걱정하는 강민서와는 달리 그녀의 눈빛에는 감정이 담기지 않았다.

강한서가 담담하게 답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 너희들 먼저 가.”

유현진이 시선을 돌렸다.

‘급한 일이라고? 송민영이 불렀겠지.’

송민영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에게는 몹시도 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유현진은 손목이 잡혔고 그녀는 벗어나려고 했지만 강한서가 얼른 결혼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웠다.

유현진은 반지를 보자 화가 치밀어 비아냥거렸다.

“이렇게 귀한 물건을 내가 할 수는 없지. 찾지 못하면 또 신고하려고?”

뒤끝이 심한 여자라고 생각한 강한서는 피식 웃더니 유현진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 신고 안 해. 만약 잃어버리면 다른 걸로 갚아.”

유현진이 흠칫하며 물었다.

“날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강한서는 한심하다는 듯이 그녀를 훑어보며 말했다.

“유현진, 다음번 건강 검진에서는 머리도 한 번 검사해 봐.”

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둘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강민서가 물었다.

“오빠, 둘이 무슨 얘기 하는 거야? 뭘 신고해?”

강한서가 손을 거두며 덤덤하게 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너한테 초대장 있지? 이따가 도착하면 현진이 데리고 먼저 들어가. 난 기다릴 필요 없어. 일 마치고 갈 테니까.”

강민서는 마지못해 알겠다고 답했다.

차는 아주 빨리 세기 빌딩에 도착했고 민경하는 이미 차 안에서 강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강한서는 원래 유현진에게 당부할 말이 있었지만 유현진이 고개를 돌리고 이어폰을 낀 채 대화를 거부했다. 그녀의 모습에 강한서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는 어두운 안색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차 문을 쾅 닫고 떠났다.

차에 탄 강한서를 본 민경하는 단번에 그의 기분이 언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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