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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우연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

그녀는 분명 강한서의 화를 돋우려고 일부러 도발한 것인데 커플룩으로 입게 되었을 줄은 몰랐다.

강한서가 그녀를 흘기더니 되물었다.

“너라면 믿을래?”

유현진은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해명해도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유현진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럼 바꿔 입을게.”

그러자 강한서의 목소리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

“우연이라며 왜 그렇게 신경 써?”

유현진의 입꼬리가 떨렸다.

“내가 뭘 신경 쓴다고 그래? 네가 자꾸 오해하니까 그러지.”

“내가 뭘 오해했는데?”

“너는...”

‘내가 아직 널 좋아해서 일부러 커플룩을 입었다고 생각하잖아.’

“됐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그를 보지 않았다. 찰랑이는 귀걸이는 그녀의 길고 흰 목에 그림자를 남겼다.

그녀의 귀는 아주 빨갰는데 방금 강한서와 싸웠기 때문이었다.

그녀 스스로도 매번 다른 사람과 화를 내며 싸울 때면 귀가 빨갛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강한서는 그녀의 빨개진 귀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순간 유현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강한서, 마지막으로 강민서를 용서할 거야. 예전에는 어려서 그런 짓들을 했다지만 앞으로 다시 나한테 함부로 말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네가 강민서를 감싸줘도 상관은 없지만 나도 이젠 잃을 것 없는 몸이야. 절대 당하고만 있지는 않아.”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유현진에게 강민서가 무슨 짓을 했는지 물으려고 했지만 그의 등 뒤로 강민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나 준비 다 됐어.”

그녀는 치맛자락을 들고 강한서의 앞에서 돌며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어때, 예뻐?”

아주 성숙해 보이는 드레스였기 때문에 헤어 디자이너는 그녀의 코디에 맞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주었다.

그녀의 유치한 모습을 감춰 주고 몹시 아름답기까지 했지만 유현진의 앞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은 한껏 풀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신분으로 인해 누구도 그 사실을 입 밖에 내는 사람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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