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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파란 장미로 만든 곰돌이 푸는 한열의 팬들이 보낸 커다란 꽃바구니보다 훨씬 더 호화로웠다. 크랭크인 행사는 그녀의 체면을 한껏 살려주었다.

하지만 “거대한 망고”가 오면서, 그녀는 스포트라이트를 전부 빼앗겨 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망고”는 하필이면 곰돌이 푸 옆에 놓여 있었다.

곰돌이 푸는 1M 30cm는 넘었고, “망고”는 적어도 2M 30cm은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비기니 마치 난쟁이가 NBA 선수 옆에 서 있는 것처럼 초라해, 그녀의 체면을 구겨버렸다.

언론사들은 “망고” 사진을 찍으면서 유현진을 인터뷰했다.

“유현진 선생님, 처음으로 블록버스터 크랭크인 행사에 참석하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유현진 선생님...

유현진은 어쩐지 자신을 “유현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강한서의 모습을 떠올렸다.

물론 그의 질문은 일반적인 사람이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유현진은 목청을 가다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편하게 이름 불러주세요. 선생님이라고 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전 갓 영화계에 발을 딛은 신인이에요. 아직 선생님이라고 불릴 만한 수준이 아니에요. 그리고, 안 감독님 같은 유능하신 감독님과 훌륭한 배우분들, 제작진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워요. 너무 큰 영광이죠. 촬영 중 그 분들과의 ‘케미’가 굉장히 기대돼요.”

언제부터인지 연예계에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관습이 생겼다. 유현진에게 선생님이란 교육에 종사해 가르치는 일을 하거나, 국악 대가에게만 어울리는 호칭이었다.

그녀는 그 호칭과는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이라,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다.

언론사도 얼른 호칭을 바꿨다.

“현진 님,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사진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현진은 진작 이 질문을 던질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그녀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앉아서 생각했어요.”

갑자기 훅 들어온 아재 개그에 현장은 침묵이 흘렀다가 이내 곧 웃음소리가 터졌다.

유현진은 그제야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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