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11화

한준웅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어르신들 앞에 있는 휴대폰 거치대에 올려두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유현진은 소파에 앉아 자신의 응원 피켓을 들고 있는 노부부를 마주할 수 있었다.

송민준이 휴대폰을 들고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누군지 아시겠어요?”

입술을 달싹이던 유현진은 갑자기 뭔가를 떠올리고 송민준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민준 오빠, 호칭은 어떻게 부르면 돼요?”

“우린 같은 또래니까, 제가 부르는 대로 부르면 돼요.”

그러자 유현진은 바로 눈웃음을 지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현진이에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호칭에 두 사람은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정체를 밝힐 뻔했다.

닮았다. 닮아도 너무 닮았다.

‘반짝이는 큰 눈과 오똑한 코, 전부 람이랑 똑 닮았어.’

한태진의 흐릿하던 눈동자가 유현진을 보는 순간 촉촉해졌다. 공영선이 그의 등을 꽉 잡지 않았더라면 그는 아마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 좋아. 아주 좋아.”

공영선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하지만 공연선은 감정을 잘 억누르고 있었다. 나이 든 그녀의 목소리는 지나온 세월이 묻어있어 자애롭고 부드러웠다.

“예뻐요. 화면보다 더 예뻐.”

직설적인 칭찬에 유현진의 기분이 좋아졌다.

“할머니도 우아하세요.”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공영선은 머리가 이미 희끗희끗하고 얼굴에는 주름도 많았지만 그녀는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공영선은 한 손엔 응원피켓을 들고 다른 한 손은 단정하게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굉장히 품위 있고 우아해 보였다.

공영선을 보면 미인은 세월도 비껴간다는 것이 무슨 말이 이해되었다.

그와 반대로 한태진은 다부지게 생겼다. 짙은 눈썹과 큰 눈에 근엄해 보이는 그는 남다른 카리스마가 있었다.

“현진 씨는 말도 예쁘게 하네요.”

공영선은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그녀는 미소를 띠고 화면 속 사람을 빤히 쳐다보며 이것저것 물었다.

그녀의 집안에 대해 물었다가,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해 물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