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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사실 그녀는 그때 이미 화가 풀린 상태였다. 하지만 주민등록증을 집에 두고 나갔던 강민서가 돌아오고 그녀를 비꼬자 순간 욱한 마음이 들어 그녀는 자기 힘으로도 살 수 있다며 받지 않았었다.

그리고 강민서는 그 선물 상자를 가져갔다. 그랬기에 그녀는 선물 상자 안에 뭐가 들어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의 기억력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다.

유현진은 멋쩍은 듯 아랫입술을 깨물며 얼른 다른 일을 생각해 내려 애를 썼다.

“아, 그래. 내가 실수로 네 포크로 화분에 꽃 심었을 때 내가 바로 새것으로 사줬는데 네가 아무 말도 없이 버렸잖아.”

포크 얘기가 나오자 강한서는 혀끝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건 네가 할 말은 아니지. 네가 싸구려 포크를 사 오는 바람에 내 혀끝에서 피가 났었잖아. 그건 기억 안 나?”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찔린 구석이 있던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건 괜찮던데.”

강한서는 코웃음을 쳤다.

“네 몫까지 내가 피를 흘렸으니까.”

“...”

“그, 그러면 아가씨가 예전에 우리 집으로 왔을 때, 난 너랑 같이 식구들과 식사하러 가려고 했었어. 그런데 넌 돌아오는 길에 날 길에다 버렸잖아. 내가 고작 이혼하자고 했다고 날 길에다 버렸잖아!”

유현진은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날 그녀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갔었다!

강한서는 멈칫하더니 이내 그녀를 흘겨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현진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할 말 없지? 넌 그냥 무조건 복수하는 사람인 거야!”

“사모님.”

민경하가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사실 그날, 대표님께서는 사모님께 기사님을 불러주셨습니다. 하지만 사모님께서는 가방을 꼭 안으면서 혹시라도 운전 기사님이 사모님의 가방이라도 가져갈까 봐 타지 않으려고 했었습니다.”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날, 강한서는 그녀의 가방도 그녀와 함께 길가에 버리자마자 민경하에게 연락해 운전기사를 보내 그녀를 데려다주라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6억 원의 가방을 꼭 끌어안으면서 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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