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90화

강한서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고 눈시울도 붉어져 있었다.

유현진은 마치 모래 같았다. 그가 손에 쥐려고 하면 할수록 그녀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후로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고 불안하고, 또 무서웠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할머니께 너도 물어봤잖아. 할머니께서도 신경 안 쓰셔.”

유현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가 그냥 떠본 거였잖아. 할머니께서도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셨을 거야. 너도 생각해 봐. 너의 가문에서는 절대 아이가 없을 수는 없어.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다른 사람들도 널 이상한 눈빛으로 보게 될 거라는걸.”

강한서는 그녀를 지긋이 쳐다보더니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넌 처음부터 끝까지 할머니께서 어떻게 생각할지만 말하고 있잖아.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뭐가 중요해? 그럼 넌? 넌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데?”

“그래, 네 말이 맞아. 난 할머니께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가 중요해. 하지만 난, 나랑 평생을 같이 살아갈 사람은 너야. 그래서 네 대답이 제일 중요해. 아이는 나한테 중요하지 않아. 네가 갖고 싶다면 나도 같이 병원에서 노력해 볼 수도 있어. 네가 낳는 걸 원치 않으면 입양해도 돼. 네가 복수하고 싶다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그냥 네 생각이 궁금해. 나랑 앞으로 평생 함께 있어 줄래?”

민경하는 캠핑카 밖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대표님도 참… 뭐, 그래도 진보는 있네. 적어도 핵심을 파악했으니까.’

아이가 있든 말든 자신의 아내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강한서는 부족한 점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다. 세심하지 못하고, 다정하지도 못하다. 심지어 직설적으로 말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짓을 해도 말 한마디 때문에 망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많은 장점이 있었다. 강민서가 그녀를 괴롭히면 그는 남몰래 뒤에서 꼭 복수를 해줬다. 비록 그녀는 아주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그는 자신이 유현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박선영
두사람화해하고다시재결합했으면좋겠어요..한서도많이반성하는데요..ㅜ.ㅜ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