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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은서는 강한서만큼 하얗지 않을 뿐, 절대 까만 피부를 가진 아이가 아니었다.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어린애라고 봐주는 법이 없었다.

휴대폰을 뒤지던 강한서가 민경하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만경하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고개를 든 강한서가 손을 들어 입에 지퍼를 잠그는 흉내를 냈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알겠죠?”

민경하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한서가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고 담배를 껐다.

“차에 들어가서 좀 자요. 날이 밝으면 현진이 데려다줘요.”

다음 날 아침, 유현진은 민경하의 부름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 이미 차 안이었고, 밖은 합숙 장소였다. 민경하가 운전석에서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사모님, 7시 30분에요. 들어가셔서 준비하셔야죠.”

유현진이 눈을 꿈벅였다. 그녀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해 비몽사몽인 채로 차에서 내렸다.

침실에 도착하자 모두 방금 일어난 것 같았다.

다 씻은 유현진이 무용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옷이 누군가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침실의 배우들에게 물으려고 했으나, 우왕좌왕하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유현진은 ‘물을 필요도 없겠구나’ 생각했다.

송민영 아니면 방이진이 그런 것이 확실했다.

한 명은 오랫동안 원망을 산 사람이었고, 다른 한 명은 새로 생긴 적이었다.

게다가 이곳에서 어린 배우들이 감히 미움을 살 수 없는 배우가 그 두 명뿐이었다.

‘초등학생이나 할 짓을, 아직도 세 살짜리 애야?’

안창수는 어제 특별히 오늘 카메라 테스트를 위해 단체복을 입고 오라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그다음 날 바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이사라는 극 중에서 꽤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러니 유현진이 카메라 테스트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되었다.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 동안 찢긴 옷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옷을 둥글게 말아 휴지통에 버렸다.

은정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현진 씨, 내가 테이프로라도 붙여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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