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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유현진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강한서의 손을 쳐내며 말했다.

“내가 동의했어? 강한서, 너 지금 이런 행동, 뭐라고 하는 줄 알아? 이런 걸 질척댄다고 하는 거야.”

강한서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유현진은 이 정도면 강한서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겠다고 판단해 자리를 뜨려는데, 강한서가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이를 악물고 말했다.

“거짓말쟁이!”

유현진: ???

“내가 무슨 거짓말을 해?”

강한서의 눈빛이 이글이글 불탔다.

“역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네.”

유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뭘?”

‘뭐야, 쌩뚱맞게.’

강한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네가 나한테 한 말은, 하나도 진심이 아니었던 거야?”

강한서는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어 유현진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도무지 강한서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뭐라고 했었는데?”

강한서가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만약 어느 날엔가 네가 날 밀어내면, 나더러 너한테 질척거리라며. 그러면 네가 마음이 아파서 나 못 밀어낸다며. 그러더니, 이제는 질척거리지도 말라고?”

유현진: ...

‘그게 언제 적 일이야? 왜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거지?’

기억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강한서가 뱉은 대사는 어쩐지 귀에 익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유현진은 드디어 새록새록 기억이 떠올랐다.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도 같았다. 그녀가 어떤 드라마를 보던 때였을 것이다.

그 드라마는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서로 사랑했지만 각자의 집안과 꿈 때문에 결국 헤어졌다. 유현진은 숨이 넘어갈 정도로 통곡하며 드라마를 봤었다. 남자 주인공이 못났다고 생각했다가, 또 어떨 때는 여자 주인공이 못났다고 생각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데 왜 함께하지 못할까? 누구 한 명이라도 끈질기게 다가가 본다면 될 텐데.

왜 그렇게 쉽게 끝낼까?

그녀가 하도 큰 소리로 통곡하니 옆에서 자고 있던 강한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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