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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신미정은 속으로는 당황했지만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약을 먹여서 불임이 됐다고 하는데, 너 증거 있어? 그깟 약 가지고?"

신미정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 워낙 몸에 냉기가 많아서 내가 특별히 한의사를 찾아 널 위해 지은 약이야. 아무 데나 가서 성분 분석해 봐. 어디서 분석해도 독성은 없어."

유현진은 주먹을 꼭 쥐었다.

이게 바로 신미정의 대단한 구석이다.

독을 탔으면 너무 명백하여 성분 분석만 해도 바로 나올 수 있어 바로 신미정의 기를 꺾을 수 있다.

하지만 한약재는 다르다.

한약재는 한 번에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아무리 한약에서 임신을 방해하는 성분이 검출된다 해도 그녀는 신미정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상해죄는 증거가 충분해야 만이 성립된다. 하지만 그녀는 고작 신미정의 이번 약물 분석 리스트만 가지고 있었다. 전에 마신 약이 이 약과 성분이 같다고 증명할 방법이 없기에 이 리스트는 유효 증거가 될 수 없다.

이게 바로 신미정의 무서운 점이다. 그녀는 빠질 길을 미리 생각하고 일을 저질렀다.

신미정이 인정하지 않고 유현진이 더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지 못하면 신미정의 죄를 증명할 다른 방법은 없다.

신미정은 천천히 컵을 돌리며 머리를 들고 말했다.

"네 몸이 그따위라 내가 좋은 마음으로 보약까지 지어다 주었는데 인제 와서 내 탓 하는 거야? 유현진, 넌 양심이란 게 있기나 해?"

유현진은 주먹을 꼭 쥐었다. 신미정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증거를 내밀어도 전혀 표정이 변하지 않으니 말이다.

"맞아요. 독성 검출 증거는 없어요. 그런데 만약 내가 이 일을 떠벌리고 다닌다면 어떨까요?"

유현진이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강한서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당신이 준 약을 먹고 유산. 그래서 강한서와 이혼. 만약 이 스토리가 할머니 귀에 들어간다면 할머니는 어떻게 하실까요?"

신미정은 멈칫하더니 독기 가득한 눈길로 유현진을 노려보았다.

"그딴 거짓말을 어머님이 믿으실까?"

유현진은 몸을 의자에 기대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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