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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네가 뭔데?"

신미정은 이를 꽉 깨물었다.

카페에 들어선 강한서는 눈앞의 상황에 표정이 굳어졌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커피는 유현진의 얼굴에서부터 턱으로, 이어 목으로 흘러내리며 그녀의 하얀 셔츠를 갈색으로 물들였다.

초여름의 따뜻한 날씨에 유현진은 옷을 얇게 입었다. 그런데 커피를 끼얹었으니 그녀의 얇은 셔츠는 몸에 착 달라붙으며 속옷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강한서는 굳은 표정으로 코트를 벗어 다급히 걸어가 그녀의 몸에 걸쳐주고는 고개를 돌려 신미정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엄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강한서는 워낙 신미정에게 존댓말을 사용했지만 이 순간 그는 반말로 소리를 질렀다.

신미정은 갑자기 나타난 강한서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담담하게 커피를 닦아내는 유현진의 모습에 신미정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현진 짓이야! 이년이 강한서를 여기로 불렀어!'

신미정은 유현진이 무슨 짓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급히 설명했다.

"한서야, 그게 아니고. 유현진이 먼저 버릇없이 굴었어."

강한서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백억이 아니면 안 팔겠다니까 창피해서 화났어요?"

신미정은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그 옥반지 원래 강씨 가문 물건이야. 너랑 이혼하고 내가 돈 주고 사겠다는데 고마워하지도 못할망정 나한테 흥정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화가 안 나?"

강한서는 목소리를 깔았다.

"할머니가 준 반지예요. 어떻게 하던 유현진 마음이고 누구도 빼앗을 자격 없어요. 그게 엄마라도 말이에요!"

신미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강한서,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난 네 엄마야!"

강한서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강한서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유현진은 커피잔을 들어 신미정의 얼굴에 똑같이 커피를 뿌렸다.

그녀의 동작은 빠르고 정확해서 옆에 있던 강한서도 제때 보지 못했다.

신미정은 한참 뒤에야 반응하며 소리를 질렀다.

"강한서, 이게 네가 감싸고 있는 사람이야!"

"강한서가 날 감싸지 않았어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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