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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신경 쓰지 마!"

고개를 돌린 유현진은 눈시울이 빨개졌다.

"필요할 땐 어디 있다가 인제 와서 가증스럽게 구는 거야? 아니면 설마 당신 엄마한테 커피 끼얹었다고 따지러 왔어?"

평소 같으면 강한서는 반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강한서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심스럽게 그녀 얼굴의 커피를 닦아주며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뜨거웠어?"

강한서의 한마디에 유현진은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나올 뻔했다.

그녀는 강한서의 손을 뿌리쳤다.

"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야. 우리 이젠 남이야. 당신이랑 당신 엄마, 더는 내가 임신할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돼. 당신들 때문에 난 이미 평생 아이는 못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야. 이젠 만족해?"

강한서는 목이 메어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부질없는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더라."

유현진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강한서, 당신 집안사람들 잘 관리해. 강민서든 신미정이든, 또다시 나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어차피 우리 엄마도 돌아가셨으니 난 이 거지 같은 세상에 더는 미련없어. 죽어도 그만이니까 두 사람이랑 같이 죽는 것도 나쁘지 않아!"

유현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신호등이 바뀌었다.

그녀는 매정하게 몸을 돌려 성큼성큼 길을 건넜다.

얼마 안 되는 거리는 마치 건너갈 수 없는 높은 산처럼 그와 그녀를 갈라놓았다. 강한서는 처음으로 유현진과의 거리가 이렇게 멀게 느껴졌다.

강한서는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런 행동들이 그녀에게 가장 상처가 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민경하는 천천히 차를 강한서 앞에 세웠다.

"대표님, 일단 타세요. 사모님 아직 솔로잖아요. 기회는 많아요."

강한서는 정신을 차리고 차 문을 열고 차에 탔다.

"회사로 가세요."

차에 탄 유현진은 옥반지를 찾아 꺼내 들었다.

아무리 봐도 너무 평범하고 깨끗한 디자인이다. 그저 반지 안쪽 부분에 "강"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으며 다른 장식은 없었다.

'왜 이걸 돈 주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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