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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이튿날 아침, 유현진은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오늘따라 더 외모에 힘을 주었다. 아무리 강한서와 이혼했다고 해도 기세는 꺾이면 안 된다.

게다가 오늘 만날 상대는 신미정이다.

그녀는 9시 40분에 흥지로에 도착해 건너편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10시가 되자 카페 앞에 하얀색 BMW가 멈춰서더니 기사가 먼저 내려 뒷문을 열어주었다.

신미정이 차에서 내렸다.

신미정은 늘 그렇듯 정교한 옷차림이다. 클래식한 흰색의 샤넬 외투와 검정색 스커트, 웨이브를 넣은 머리 스타일, 오른손에는 악어백을 들고 왼손 검지는 비둘기알만 한 에메랄드 반지를 착용한 채로 턱을 쳐들고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에 들어선 신미정은 유현진이 보이지 않으니 미간을 찌푸렸다. 직원은 신미정을 테이블로 안내했다. 신미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뭐라고 얘기하는 듯싶었다.

직원은 이내 휴지를 꺼내 의자를 닦았다.

유현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카페에서 발생하는 일을 지켜보았다. 유현진과의 약속이 아니면 신미정같이 물질적인 여자는 자기의 비싼 구두가 더럽혀질까 봐 절대로 이런 거리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서두르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며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신미정이 짜증을 부리는 모습에 그제야 유현진은 느릿느릿하게 차에서 내렸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신미정은 유현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늦었구나."

유현진은 의자를 빼서 앉으며 말했다.

"와주는 것만 해도 고마워하셔야 할 텐데, 트집은 잡지 마시죠."

신미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유현진은 코웃음을 쳤다.

"강씨 가문이 그렇게 대단해요? 당신이 뭔데요? 나라를 구하셨어요? 아니면 영부인이라도 돼요? 내 말버릇이 뭐요?"

신미정은 표정이 일그러졌다.

"교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것!"

"엄마도 없는데 교양이 왜 필요해요. 그런데 강민서는 당신이 살아있는데도 교양 없잖아요."

유현진은 신미정을 힐끗 보며 말했다.

"살아있으면서도 딸을 그렇게 키웠으니, 죽은 우리 엄마보다도 못하시네요."

그 말인즉슨, 당신은 죽기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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