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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강 대표. 약속 시간 다 지났는데 어디야?"

강한서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곧 도착이야."

"정확하게 언제, 5분? 아니면 10분? 확실하게 얘기해."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3년도 기다렸는데 그렇게 급해?"

"급해."

유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결정하고 나니 일 분이라도 더 지체하기 싫어. 빨리 와, 꾸물거리는 건 당신답지 않은 행동이야."

말을 끝낸 유현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자기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유현진의 모습을 바라보니 강한서는 자기 자신이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강한서는 7시에 집에서 나와 이 길을 몇 번이나 돌았는지 모른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도 보았고 그녀가 짜증을 내며 자기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도 보았다.

그녀는 강한서를 떠나려고 한다. 1초라도 빨리 강한서를 버리고 싶다.

강한서는 입술을 오므리고 차를 세운 뒤 서류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점점 가까워지는 강한서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유현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들어가자."

유현진은 매정하게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혼인신고를 위해 찾아온 커플들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혼신고를 위해 온 부부들은 분위기가 다들 살벌했다.

이혼신고 내내 다투며 서로에게 험한 말을 내뱉으며 얼굴을 붉히는 부부도 있었다.

그에 비해 서로 아무 말 없는 강한서와 유현진은 평화로워 보였다.

강한서는 머리를 돌려 유현진을 보았다.

유현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두 눈이 부어있었다.

'울었나 보네.'

강한서가 입을 열려고 하는 그때, 그들의 순서가 다가왔다. 유현진은 이내 몸을 일으켜 말했다.

"들어가자, 우리 차례야."

강한서는 입을 꾹 다물고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직원은 두 사람을 자세히 번갈아 보며 본인임을 확인하고 물었다.

"이혼 사유는 뭐에요?"

강한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현진이 먼저 말했다.

"저 바람났어요."

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

직원은 유현진을 힐끗 보더니 다시 강한서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침묵을 깨고 직원이 입을 열었다.

"뭐 엄승우랑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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