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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차미주는 유현진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차미주가 밤중에 물 마시러 일어났을 때, 거실에서 유현진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현진은 그렇게 강하지 못했다. 그저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꼭꼭 숨긴 것뿐이다.

하현주가 저세상에 갔으니, 유현진에게는 투정을 부릴 수 있는 따뜻한 품도 없어졌다.

차미주는 문 앞에 기대앉아 유현진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슬픔에 젖었다.

그녀는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 나 이젠 엄마 화나게 안 할게. 그러니까 내 옆에서 오래오래 살아야 해."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미친년!"

…...

역시나 이런 건 그녀의 엄마에게 안 통한다.

같은 시각, 강한서는 집에 들어왔다. 황씨 아주머니는 강한서의 물건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강한서는 넥타이를 당기며 현관을 바라보았다. 유현진의 물건은 그대로 있었다. 그 사이 집에 돌아오지 않은 듯하다.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요 며칠 집에 안 들어왔어요?"

"네. 대표님 출장 가시고 얼마 안 돼 사모님 어머니한테 상황이 생겨 병원에 가셔서 그사이 몇 번 갈아입을 옷만 가져다드렸어요. 아, 맞다. 대표님 어머니가 두고 가신 약도 한 번 가져갔었어요."

"약이요?"

"한약 있잖아요. 어르신이 계실 때, 민서 아가씨가 한약 가져왔다가 어르신과 다툼이 생겼잖아요. 그때 남은 한약 몇 개 있었는데 사모님이 부탁하셔서 가져다드렸어요."

강한서는 외투를 벗으며 물었다.

"약은 왜요?"

"그건 저도 잘 몰라요. 그때 안색이 아주 어두워 보였어요."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요즘 다른 일은 없었어요?"

황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강한서도 더는 묻지 않았다.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 황씨 아주머니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

"대표님, 사모님 오늘 집에 들어와요? 문 열어둘까요?"

강한서는 손가락을 움츠리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러세요."

강한서는 안방 문을 열었다. 안방에는 유현진의 숨결이 남아 있었다.

그는 창문을 열려던 손을 멈추고 커튼을 치더니 이내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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