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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차미주는 엄마가 언제 이렇게 배포가 컸냐는 감탄을 할 틈도 없이 돈을 가지고 서둘러 병원으로 직행했다.

유현진은 차미주의 전화를 받고 병원 입구에서 기다렸다.

차미주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유현진의 가냘픈 체구가 시야에 들어왔다.

두 눈은 출혈됐고, 입술에도 핏기가 없었다. 평소에 에너지 충만하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창백해서 투명해 보이기까지 했다.

인사말을 건넬 틈도 없이 차미주는 유현진의 팔을 잡고 가면서 말했다.

"돈을 가져왔으니 우선 가서 병원비를 결제해."

돈을 계좌에 입금하고 나서 유현진은 차미주를 데리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가는 내내 유현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전화 속에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모든 나약함을 다 쏟아내어 껍데기만 남아있는 것 같았다.

대기실.

차미주는 유현진에게 물을 건네면서 물었다.

"어머님 들어가신 지 얼마나 됐어?"

유현진은 물을 건네받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사오십 분 됐을 거야."

"어머님 괜찮을 거야."

차미주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물었다.

"강한서는?"

유현진의 눈빛이 더 어두워졌다.

"출장 갔어."

차미주는 화가 치밀었다.

"출장은 뭔 놈의 출장! 매번 필요한 순간에는 항상 없더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식!"

유현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차미주는 그제야 방금 전 유현진과의 대화 내용이 떠올랐다.

"너 전화에서 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잖아. 어떻게 된 거야?"

유현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한참 지나서 답했다.

"한서 씨 어머니가 나한테 있는 모든 카드를 동결 신청해서 은행 카드로 결제가 안돼."

"왜?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냐? 뭔 자격으로 그걸 동결해?"

"나랑 한서 씨가 이혼할 거라는 걸 알고 내가 재산 이전이라도 할까 봐 미리 손 쓴 거지."

차미주는 어이가 없어서 한참 동안이나 아무 말도 못했다.

"일부러 그런 거 아냐? 하필이면 너희 집에 일이 생길 때 이러는 걸 보면. 게다가 강한서가 없는 틈을 타서. 혹시 강한서가 이혼 못할까 봐 그러는 거 아냐?"

유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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