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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주강운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들어가 봐요."

유현진은 주먹을 꽉 쥐고 낮은 소리로 답했다.

"저 괜찮아요."

그러고는 수술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현주는 얼굴에 산소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용히 수술대 위에 누워있었다. 마스크에는 호흡으로 인한 콧김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옆에 놓인 기기 모니터에 표시된 수치도 최저치를 찍고 있었다.

하현주는 마르다 못해 수술대에 녹아든 것만 같았다.

이 모든 정황은 하나를 설명했다.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이 생명이 곧 생을 마감할 것이라는 것을.

유현진은 하현주의 손을 잡았다.

하현주는 펜으로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 중지에 굳은살이 박혔다.

그는 건강했을 때 마른 체형이 아니었다. 손가락도 약간 통통했는데, 지금은 뼈만 남아 있었다. 손등에도 침 자국과 볼록 튀어나온 혈관 밖에 안 보였다. 유현진의 기억 속의 모습과 전혀 매칭되지 않았다.

교통사고가 있고 나서 지금까지 6년 8개월 동안, 하현주의 새카맣던 머리는 어느새 새하얀 머리로 바뀌었다.

외모에 유난히 신경을 썼던 하현주는 깨어나서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기 싫었던 모양이었다.

유현진은 허리를 굽혀 하현주의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던 차미주는 울먹이면서 유현진에게 말했다.

"현진아, 어머님 보내드려."

유현진은 순간 손이 떨렸다.

"응."

그는 짧게 답하고는 직접 하현주의 산소 마스크를 벗겼다.

기기 모니터의 숫자가 천천히 0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기기음이 길게 울렸다.

간호사가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그러면서 흰천을 천친히 올려 하현주의 머리까지 덮었다.

그러고 나서 병원 영안실에 자리가 부족하여 유현진더러 최대한 빨리 절차를 밟아 시신을 이전하라고 하고는 시신을 끌고 나갔다.

유현진은 통곡은 커녕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그는 의료진을 향해 감사를 표하고, 간병인에게 급여를 지급하고는 하현주의 병실에 가서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유현진은 지나치게 차분했다.

하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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