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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한서."

한성우는 물병을 따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드디어 연락됐어. 열 시 반쯤이면 도착할 거야."

주강운은 멈칫하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됐네."

한성우는 장례식장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형수님은?"

"시신 메이크업하는 거 보고 있어."

한성우는 소름이 돋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간도 크네."

장례 복원 메이크업 전문가는 유현진의 요구대로 하현주의 몸을 깨끗하게 닦고 메이크업을 했다.

그들의 솜씨는 대단했다. 유현진은 하현주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머리카락도 검고 얼굴에도 살이 붙어있다. 웃음기가 없는 얼굴은 엄숙해 보였다.

하현주는 조용히 누워있다. 마치 깊은 잠에 든 것처럼 말이다.

장례 지도사는 하현주에게 신발을 신겨 줄 것이냐고 물었다.

한주시에는 가족이 사망했을 때 직접 신발을 신겨주면 청명에 망자가 집에 돌아온다는 속설이 있다.

유현진은 거절했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망자에게 영혼이 있다면, 난 엄마가 영원히 집에 돌아가지 않길 바라요."

그곳은 심지어 집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9시가 되기도 전에 장례식장에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성우와 주강운의 덕분으로 모든 게 순리롭게 진행되었다.

한씨 가문과 주씨 가문의 사람이 현장에서 향을 피우고 길을 안내하니 하현주의 추도회는 아주 품격 있어 보였다.

유현진은 검은 옷을 입고 머리를 묶어 올렸으며 하얀 머리핀을 꽂았다.

그녀는 화장기 없는 순수한 얼굴로 조문객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장례식장 밖에서 박해서가 차를 세우고 내렸다. 그리고 다급히 뒷좌석의 차 문을 열었다. 차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내렸다.

165센티 좌우의 키에 하얀 피부, 마른 몸매에 작은 얼굴, 큰 눈과 정갈한 오관.

"오빠, 장례식장이 너무 작아."

송가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민준은 반대편에서 내려 송가람의 이마를 콩하고 쥐어박았다.

"이따 현진 씨 앞에서 함부로 말하면 안 돼. 널 구해준 은인이야."

송가람은 이마를 어루만지며 나지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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