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라기보다는 그냥 화풀이에 더 가까웠다.유현진도 서서히 발버둥을 멈추었다.유현진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강한서를 더 화나게 할 뿐이다.민경하는 뒷좌석에서 발생하는 일에 신경을 끄고 최대한 빠르게 운전했다.얼마 후 차가 멈춰 섰을 때, 강한서도 잠시 화풀이를 멈추었다.강한서는 차에서 내려 유현진을 끌어내려고 했다.유현진은 필사적으로 손잡이를 잡고 놓지 않았다.강한서는 말도 하기 귀찮아 바로 그녀를 차에서 들어내 왔다."강한서, 이거 놔!"강한서는 한쪽 어깨로 유현진을 들고 걸어갔다. 유현진은 속이 울렁거려 발버둥 치며 강한서의 어깨를 두드렸다.하지만 유현진의 힘으로는 강한서를 아프게 할 수 없다. 강한서는 그녀를 둘러메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미리 연락받은 황씨 아주머니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말했다."잠시만요, 대표님 오셨어요. 바로 문 열어드릴게요."황씨 아주머니는 휴대폰을 탁자에 올려놓고 다급히 문을 열었다.문을 여는 순간, 강한서가 유현진을 둘러메고 들어왔다. 두 사람의 안색은 다 좋지 않았다.황씨 아주머니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강한서가 쌀쌀맞게 말했다."방으로 들어가세요."황씨 아주머니는 더는 묻지 못하고 이내 슬리퍼를 꺼내 놓고 다급히 방으로 들어갔다."강한서, 나쁜 자식. 이거 놔!"유현지는 욕을 퍼부었다.강한서는 그녀를 소파로 던져버렸다.유현진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강한서는 그녀의 몸을 가로 타고 앉았다.아까 차에서와 똑같은 포즈지만 소파이기 때문에 공간이 널찍했다. 그는 한쪽 다리로 유현진의 무릎을 누르고 한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눌렀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턱을 잡고 머리를 숙여 키스했다.이번에는 차에서보다 더 격렬하게 행동했다.강한서는 그녀에게 키스를 퍼붓다 한 손으로 그녀의 바지를 벗기려 했다.유현진은 강한서를 밀치고 손을 휘둘러 그의 뺨을 때렸다.그녀의 눈가는 빨개졌고 입술은 터져서 피가 흘렀지만 눈빛은 여전히 고집스러웠다.강한서는 그녀의 몸을 누르
강한서는 주먹을 꽉 쥐더니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주강운 때문에 이러는 거야?"유현진은 강한서를 밀치고 빨개진 입술을 닦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당신 또다시 힘으로 나에게 이런 걸 강요하면 나 당신 가만 안 둬!"신혼 첫날, 그녀는 강한서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 강한서에게 제압당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기분은 유현진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어 주었다."어쩔 건데?"강한서는 얼어버린 표정으로 물었다."유현진, 내가 주강훈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경고했지? 내 말이 말 같지 않아?"유현진은 어금니를 깨물었다."일 때문에 만났는데 왜 안돼?""일 때문에?"강한서가 화를 내며 물었다."어제 그 사고를 쳐놓고 당신 어떻게 빠져나갔어? 누가 도와줬는데? 그런데 왜 당신은 나한테 털어놓지 않는 거야? 당신 마음속에 내가 있기나 해?" 유현진은 "누가 도와줬는데?"라는 말의 뜻을 알 수 없었다. 오직 강한서가 마지막에 한 말만 들렸다."털어놔? 털어놓으면 그러라고 했겠어? 날 도왔겠어? 당신은 한 번도 날 도운 적 없어! 나 교통사고로 병원에 들어갔을 때 서명해 줄 가족조차 없었어. 당신 뭐 하고 있었어? 그리고 강민서가 증조할아버지 다치게 했을 때, 그때 당신은 또 어디 있었어? 당신은 내가 필요할 때 단 한 번도 내 옆에 없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당신한테 털어놔? 털어놓으면 당신이 내 앞을 막을 게 뻔한데!""그래서 주강운한테 갔어?"강한서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싸늘하게 변했다."너한테 난 대체 뭐야? 이 일로 회사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은 줄은 알고 있어? 당신은 늘 후과를 생각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일을 벌였어. 항상 당신 뒤에서 뒤처리하게 만들지!"유현진은 창백한 얼굴로 두 주먹을 꽉 쥐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내 뒤처리 부탁한 적 없어.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져! 내일 회사로 가서 내가 한 일이라고 공개할 거야. 마음대로 하라고 해! 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난 똑같이 했을 거야!"이 일이 회
강한서의 표정은 이미 어둡다는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의 표정은 그늘에 가려진 듯 보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었다."유현진, 당신이 이혼을 원했어. 후회하지 마."강한서는 외투를 들고 말했다."출장 갔다 오면 바로 이혼하는 거야."말을 끝낸 강한서는 유현진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유현진은 긴장한 몸짓으로 등에 힘을 주고 소파에 앉아있다가 문을 닫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간신히 힘을 풀었다.강한서를 화나게 했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다.강한서가 화를 낼 때면 되돌릴 기회가 아직 남아있지만 강한서가 차분해질 때면 이미 늦었다.'드디어 이혼하는 건가?'유현진은 멍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드디어 이혼하게 생겼지만 그녀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그녀는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파묻었다.멀지 않은 탁자 위에 전화기는 꺼지지 않은 상태로 놓여있었다.신미정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인기척이 없어진 뒤에야 굳은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이날, 유현진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어르신이 묵었던 방에서 밤을 보냈다.도우미는 이미 방을 깔끔하게 정리했고 이불도 깨끗이 말렸다. 이불에서는 은은한 햇빛 냄새가 가득했다.포근하고 편했다.하지만 그녀는 잠에 들지 못했다.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위층으로 올라가던 강한서의 눈빛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가 강한서가 한 말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밤새 뒤척이던 그녀는 결국 몇 시간도 자지 못했다.날이 밝자마자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강한서가 일어난 것 같았다. 황씨 아주머니는 분주하게 강한서의 짐을 챙겨주었다.그녀의 기억으로 강한서는 출장을 서명시로 한 주일 정도 간다.황씨 아주머니는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강한서의 취향이나 습관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물건을 담을 때마다 강한서의 의견을 물어보았다.강한서는 몇 번 대답하더니 나중에는 귀찮은 듯 아주머니에게 알아서 담으라고 했다.약 한 시간쯤 뒤, 거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밖
"저 안 했는데요."민경하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두 분의 사정이 딱해서 그래요.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겼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만약 사모님이라면 아마 상대를 갈기갈기 찢어놨을 거예요."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유현진이 뭐라고 했어요? 왜 유현진 편을 들어요?"민경하가 웃으며 말했다."사모님은 저한테 그런 얘기 안 하죠. 보통 대표님한테 어떤 좋은 일이 있는지, 아니면 나쁜 일이 있는지, 그런 것만 물어보세요."강한서는 유현진의 말을 생각하며 콧방귀를 뀌었다."카나리아니까 주인의 상황을 물은 거겠죠. 아니면 어떻게 사랑받아요?""카나리아가 함부로 하게 놔두는 주인은 없겠죠? 거금을 들여 장난감도 사주셨으면서."…...강한서는 인정하지 않았다."깃털 예쁘게 자라라고 돈 좀 쓰는 데 문제 있어요?"민경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그렇다고 치죠."강한서는 민경하의 웃음에 불쾌해져서 다시 한번 강조해 말했다."깃털 빠지면 돈 아깝잖아요!"기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대표님, 새 키워요?"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그들을 태운 차는 이내 병원 지하 주차장에 도달했다.민경하는 차에서 내린 뒤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약 20분쯤이 지나서 민경하는 어린 소녀를 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아이는 아직 정신도 못 차린 채로 민경하의 어깨에 기대 눈도 뜨지 못했다.차에 올라서야 아이는 눈을 비비며 물었다."한서 삼촌, 우리 어디 가요?"강한서는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매주며 말했다."놀러 가."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진작에 말했어야죠. 옷 예쁘게 입게."강한서가 말했다."지금도 너무 예뻐."은서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거짓말쟁이, 저번에 분명 나한테 불에 탄 성냥 같다고 했잖아요."강한서는 은서에게 그 검은 모자를 사주었다. 그런데 은서는 마침 검은 모자를 쓰고 나왔다."불에 탄 성냥이 얼마나 멋진데."강한서가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사람은 갖고 싶
유현진은 얼굴이 새파래졌다."아주머니, 일단 막아요. 우리 엄마 몸에 손 못 대게 해요. 지금 당장 갈 테니까요."전화를 끊은 그녀는 차이현에게 말했다."감독님, 죄송하지만 저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차이현도 마침 그녀의 통화를 들었다.사실 차이현은 그녀와 촬영하는 동안 그녀의 집안일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기에 요해하고 있었다.그녀에게 장기 혼미 상태로 병원에 있는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비록 집안에 일이 많지만 한번도 촬영에 지장을 준 적은 없었다. 그리고 유현진은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 중 가장 겸손하고 총명하며 또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갖춘 배우라 차이현은 그녀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차이현은 바로 답했다."가보세요. 오늘 촬영 거의 마무리됐어요. 나머지 신은 어차피 장소를 바꿔야 하니 다음에 촬영하면 돼요."유현진은 다급히 인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메이크업 그대로 남산 병원으로 향했다.남산 병원.하현주의 병실 앞에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제일 앞에 선 남자는 키가 크고 살집이 있으며 왼쪽 눈가에는 긴 흉터가 있었다. 평범한 옷차림에 검은 가죽 가방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는 남자는 보기만 해도 악독해 보였다.그 뒤에는 양아치 같은 옷차림을 한 남자, 문신한 남자, 그리고 얼굴 곳곳을 피어싱으로 장식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감히 옆으로 지나가지도 못했다.조씨 아주머니는 남자들이 폭력을 쓸까 봐 병상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혹시라도 아까처럼 하현주의 호흡기를 떼려고 할까 봐서 말이다.문 어귀에 있는 의료진도 두려움에 멀리 서 있었다. 혹시라도 병원 이미지와 다른 환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담당 간호사는 용기를 내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앞에 선 흉터남이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봐, 간호사. 우리도 이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우리도 돈은 받아야 할 것 아니야? 이게 몇 년짼데 아직도 안 갚았어. 우리도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라 먹고는 살아야지. 법치 국가에서
머리띠를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은지라 그녀의 머리는 그대로 뒤로 넘겨져 있었고 담담한 중전 메이크업은 그녀의 차가움을 한껏 돋보이게 했다."당신들 누구죠? 누가 보냈어요?"흉터남은 유현진에게서 시선을 멈추더니 머리를 치켜들며 물었다."넌 뭐야?"유현진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이 병실에 있는 사람, 우리 엄마예요."남자는 유현진의 차림과 명품 백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잘 찾아왔네."남자는 겨드랑이의 가죽가방에서 차용증을 가득 꺼냈다."이건 당신 엄마가 빌린 돈이야. 딸이니까 대신 갚아야겠지?"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용증을 넘겨받았다.대충 보아도 열댓 장이다.몇백만 원짜리 차용증으로부터 몇억짜리 차용증까지, 차용증에는 모두 신미정의 사인과 지장이 찍혀있었다.제일 오래된 거로는 십여 년 전이고 가장 최근이라야 팔 년 전이다."모두 열일곱 장이야. 이자까지 다 하면 80억. 나이도 젊어 보이니 할부로 받으려 했는데, 프라다에 루이비통에 어마어마한 걸 보니 이 정도 돈은 모자라지 않겠지? 한꺼번에 내놔."유현진은 바로 차용증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우리 엄마가 빌린 거 아니니까, 빌린 사람한테 가서 받아요."유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비켜요!"흉터남은 얼굴이 굳어지며 말했다."차용증까지 다 있는데 인정 안 해?"유현진은 흉터남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투를 바꿔 말했다."저기요, 누구 대신 빚 받으러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 차용증의 진위를 떠나 이자만 봐도 은행 대출보다 4배나 높아요. 이거 사채예요. 사채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어요. 경찰서에 가져가도 기껏해야 30% 정도의 이자만 받을 수 있다는 거 아시잖아요."빚받이만 몇 년을 다닌 남자들은 처음 겪는 상황에 웃음이 나왔다."어이, 예쁜 동생. 가방끈 좀 긴가 봐? 나한테 법을 따져? 이 오빠가 법학 석사과정 밟을 때, 예쁜 동생은 발육도 못 했어."흉터남의 성희롱에 세 시다바리는 음흉한 눈빛으로 유현진을 바라보며 웃었다."예쁜 동생이 이 돈 갚으면 우
유현진은 멈칫했다."뭐라고요?"흉터남은 유현진의 표정을 유심히 바라보며 물었다."설마 몰랐어?"유현진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뭘 몰라요?""유상수와 하현주 이미 이혼했어. 유상수가 안주니까 병원에 찾아온 거야.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인데 우리가 왜 너처럼 예쁜 동생을 괴롭히겠어?"유현진은 몸이 굳어버렸다."뭐라고요?""예쁜 동생 부모님 이미 이혼했다고. 그러니까 유상수도 더는 예쁜 동생 엄마의 빚을 안 갚아 준다고."남자는 짜증 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왜 자꾸 쓸데없는 말을 하게 만들어! 당장 돈 내놓지 않으면 아무도 여기서 못 나가!"유현진은 머리가 멍해졌다.'엄마 사고 났을 때 분명 이혼 절차는 아직이었는데, 왜 이혼했다고 그러는 거지?만약 정말 이혼했다면 언제 한 거지? 재산은 어떻게 분할했지?'유현진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전화 한 통만 할게요."유현진은 바로 유상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유상수는 받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주강운에게 연락하려다가 강한서의 말이 떠올랐다.이내, 유현진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한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성우는 미팅 중에 유현진의 전화를 받았다.한성우도 요즘 인터넷에 퍼진 강연 사건을 지켜보았기에 유씨 집안의 추잡한 일들을 알게 되었다.하도 강한서가 요 며칠 화가 단단히 나서 말이지, 한성우는 진작에 그들 부부에게서 상세한 내용을 듣고 싶었다.그 와중에 유현진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니 한성우는 두 눈이 반짝였다.미팅이 끝나기도 전에 한성우는 휴대폰을 들고 나갔다. 한성우의 비서는 한성우에게 새 여자친구가 생긴 줄 알았다."여보세요, 형수님. 무슨 일 있어요?""한 대표님. 혹시 시간 되세요?"한성우는 서류를 비서에게 던져주며 말했다."시간 있어요. 왜요?""병원에 와주실래요?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어느 병원요? 주소는요?""문자로 보내드릴게요.""그래요. 바로 갈게요."유현진은 조폭들을 훑어보며 나지막한
주강운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갈래?"한성우가 물었다."어디래?""사무소로 데리러 갈게."주강운이 대답했다."그래, 이따 보자."흉터남은 통화하는 유현진에게 짜증을 부렸다."안됐어?""됐어요."유현진은 휴대폰을 들었던 팔을 내리며 말했다."친구가 곧 올 거니까 차용증에 대해서 상의하죠. 일단 당신 사람들 자리 비키게 해줘요. 그리고 간호사들에게 호흡기 세팅해 달라고 하세요."남자는 미덥지 않은 표정으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돈 내놓으면 꺼져줄게."유현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그래요? 만약 우리 엄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땐 돈 문제가 아니에요. 당신들 싹 다 처넣을 거니까!"흉터남은 피식 웃으며 유현진의 턱을 잡았다."예쁜 동생 나 지금 협박하는 거야?"유현진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본능적으로 흉터남의 손을 쳐냈다."퍽-"문신남은 유현진의 머리채를 잡고 따귀를 때렸다."이 년이! 감히 우리 형님한테 그딴 식으로 말해?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당장 사과해!"유현진은 문신남이 뭐라 하는지 들리지도 않았다.남자와 여자의 힘은 완전히 다르다. 문신남에게 따귀를 맞은 유현진은 머리가 윙윙거리며 얼굴 절반이 아프고 저렸으며 귀도 잘 들리지 않았다.유현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문신남은 더 신나서 말했다."귀먹었어? 당장 사과해!"문신남은 다시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누군가가 뒤에서 문신남을 세차게 걷어차는 바람에 유현진의 얼굴을 가격하지 못했다. 문신남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았다.한성우는 다리를 내저으며 혀를 차더니 문신남을 노려보며 말했다."요즘 내가 복싱을 그만둬서 말이지, 아니면 너 여기서 들려 나갔을 거야."문신남은 머리를 벽에 박아 커다란 혹이 올라왔으며 허리뼈는 부스러진 듯 아팠다. 문신남은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주강운은 다급히 유현진을 일으켜 세웠다.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