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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강한서의 표정은 이미 어둡다는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의 표정은 그늘에 가려진 듯 보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었다.

"유현진, 당신이 이혼을 원했어. 후회하지 마."

강한서는 외투를 들고 말했다.

"출장 갔다 오면 바로 이혼하는 거야."

말을 끝낸 강한서는 유현진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유현진은 긴장한 몸짓으로 등에 힘을 주고 소파에 앉아있다가 문을 닫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간신히 힘을 풀었다.

강한서를 화나게 했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다.

강한서가 화를 낼 때면 되돌릴 기회가 아직 남아있지만 강한서가 차분해질 때면 이미 늦었다.

'드디어 이혼하는 건가?'

유현진은 멍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드디어 이혼하게 생겼지만 그녀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파묻었다.

멀지 않은 탁자 위에 전화기는 꺼지지 않은 상태로 놓여있었다.

신미정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인기척이 없어진 뒤에야 굳은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이날, 유현진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어르신이 묵었던 방에서 밤을 보냈다.

도우미는 이미 방을 깔끔하게 정리했고 이불도 깨끗이 말렸다. 이불에서는 은은한 햇빛 냄새가 가득했다.

포근하고 편했다.

하지만 그녀는 잠에 들지 못했다.

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위층으로 올라가던 강한서의 눈빛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가 강한서가 한 말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밤새 뒤척이던 그녀는 결국 몇 시간도 자지 못했다.

날이 밝자마자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강한서가 일어난 것 같았다. 황씨 아주머니는 분주하게 강한서의 짐을 챙겨주었다.

그녀의 기억으로 강한서는 출장을 서명시로 한 주일 정도 간다.

황씨 아주머니는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강한서의 취향이나 습관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물건을 담을 때마다 강한서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강한서는 몇 번 대답하더니 나중에는 귀찮은 듯 아주머니에게 알아서 담으라고 했다.

약 한 시간쯤 뒤, 거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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