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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유현진은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주머니, 일단 막아요. 우리 엄마 몸에 손 못 대게 해요. 지금 당장 갈 테니까요."

전화를 끊은 그녀는 차이현에게 말했다.

"감독님, 죄송하지만 저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차이현도 마침 그녀의 통화를 들었다.

사실 차이현은 그녀와 촬영하는 동안 그녀의 집안일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기에 요해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장기 혼미 상태로 병원에 있는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록 집안에 일이 많지만 한번도 촬영에 지장을 준 적은 없었다. 그리고 유현진은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 중 가장 겸손하고 총명하며 또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갖춘 배우라 차이현은 그녀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

차이현은 바로 답했다.

"가보세요. 오늘 촬영 거의 마무리됐어요. 나머지 신은 어차피 장소를 바꿔야 하니 다음에 촬영하면 돼요."

유현진은 다급히 인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메이크업 그대로 남산 병원으로 향했다.

남산 병원.

하현주의 병실 앞에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제일 앞에 선 남자는 키가 크고 살집이 있으며 왼쪽 눈가에는 긴 흉터가 있었다. 평범한 옷차림에 검은 가죽 가방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는 남자는 보기만 해도 악독해 보였다.

그 뒤에는 양아치 같은 옷차림을 한 남자, 문신한 남자, 그리고 얼굴 곳곳을 피어싱으로 장식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감히 옆으로 지나가지도 못했다.

조씨 아주머니는 남자들이 폭력을 쓸까 봐 병상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혹시라도 아까처럼 하현주의 호흡기를 떼려고 할까 봐서 말이다.

문 어귀에 있는 의료진도 두려움에 멀리 서 있었다. 혹시라도 병원 이미지와 다른 환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담당 간호사는 용기를 내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앞에 선 흉터남이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봐, 간호사. 우리도 이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우리도 돈은 받아야 할 것 아니야? 이게 몇 년짼데 아직도 안 갚았어. 우리도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라 먹고는 살아야지. 법치 국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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