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도 안돼서 #사생녀 유현아# #한성 그룹 T 대학교 사고# 이러한 화제가 실검에 올랐다.유현아가 이전에 만든 이미지가 너무 완벽했던 탓이라 역풍도 아주 컸다.고아, 노력, 인생역전의 키워드들은 그녀의 거짓말이 들통난후 모두 그녀를 향한 비수로 변했다.그녀는 인터넷에서 유명한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한 스타" 라 처음부터 자신이 고아였던 신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었다. 그녀의 팬은 거의 모두 그녀의 "처참" 했던 인생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생태도로 그들로 하여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였다.그래서 그녀의 이미지가 붕괴됐을땐 그녀를 지지하던 팬들은 모두 안티팬이 되였다.그녀의 페이스북은 매 번 갱신할때마다 몇천명의 팔로우수가 떨어지고 있었다, 10분이 채 안되는 사이에 몇만명이 빠져나갔다.이건 이제 말할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다, 유현아는 예전에 인터넷에서 "자신이 겪은 처우들 덕분에 남을 더 도와주고 싶다" 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매번 어디에서 재난이 발생했을때 그녀는 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모금활동을 진행했다, 그리곤 자신이 이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했다.하지만 어떤 네티즌이 발견하길 그녀의 부분적 기부코드가 자선단체에서 존재하지 않는 정보라는것을 발견했다.팬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것이였다.이 소식이 터져나오자 유현아는 군중의 손가락질을 받기 시작했다.사기는 아주 악랄한 행동일뿐만아니라 네티즌들의 동정심을 빌미로 사기를 친건 더욱더 악랄했다."자신이 겪은 처우들 덕분에 남을 더 도와주고 싶다" 는 온데간데 없고 "자신이 겪은 감정들을 너도 한번 겪어봐라" 는 식의 행동들이였다.유상수쪽도 진작에 뒤범벅이 되였다, 유현아의 사생녀 신분이 막 공개되자, 매체들은 썩은 고기에 달라붙는 파리마냥 소문을 듣고 순식간에 유상수의 회사를 둘러쌌다.유상수는 회사에 둘러싸여 도망갈려해도 갈수가 없었다.백혜주는 핸드폰을 들고 회사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리곤 조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현아가 전화를 안 받아요, 지금
"너는 맨날 같이 살았으니까 몰랐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유현아 그 넙적한 얼굴은 유상수에게서 유전을 받은거였어. 그리고 큰 코도 그렇고 똑같은 부분이 너무 많아!"차미주는 일이 벌어지고 난뒤에 큰소리치는 유형이였다, 계속 말하다보니 여러 사건들은 모두 현재의 사건에 대한 징조같았다."유상수 진짜 뻔뻔하네, 불륜은 그렇다쳐도, 너희 어머니한테 사생녀를 키우게까지 해? 그러고도 사람이냐?"말하고 난뒤에도 오랫동안 유현진이 침묵을 지키자 차미주는 낮은 목소리로"현진아, 내가 유상수를 욕했던게 화난건 아니지?"유현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태연하게 대답했다."맘대로 해도 돼."유상수가 했던 차마 입에도 올리기 힘든 일들은 진작에 그를 "아버지" 두 글자에 걸맞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미주야, 너 한성 그룹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있어?""그야, 욕 먹고 있는 상황이지. 회사 문앞에 기자들이 인터뷰하겠다고 난리를 치던데, 실검에 오른 정보들 모두 한성그룹과 유현아가 엮어있어, 그래서 이번 유현아의 추문은 당연히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을꺼야. 아마 유현아가 페이스북 댓글을 막아놔서 사람들이 모두 한성 그룹 오피셜 계정에서 테러하고 있어."이 뿐만 아니라, 또 자칭 한성에서 근무했었던 네티즌들이 폭로하길, 한성 그룹의 채용에는 큰 흑막이 있고 그들이 주로 밀고 있는 채용 시스템은 사실 거짓이였고 물론 채용되었다 하더라도 인턴시기에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대체된다가 했다. 한성 그룹은 더 이상 공평하게 경쟁할수 있는 회사가 아니고 암묵적 규칙도 다수 존재한다고 못 박았다.유현아의 스펙을 보면 한성 그룹에 들어갈수 있는 최저의 요구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 숨어들어 이렇게 큰 직위를 따낼수 있던 원인은 강씨 가문과 친척관계라 낙하산이라는 의견이 다분했다.게다가 어떤 사람은 작년에 한성 그룹과 한 인턴사원과의 재판기록을 가져와서 한성 그룹의 채용 기준에 대해서 의문을 던졌다.당연하게도 이런 정보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
그리고는 한장의 사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한성 그룹 면접관에게 학력에 관하여 차별을 받았다는둥 지역때문에 차별을 받았다는둥, 게다가 희롱을 당했다는 사람까지 나타났다.여튼 결숙 유현아의 이미지 컨셉이 붕괴된후 한성 그룹도 뒤이어 기업 신용이 위기에 들어섰다.필경 반년전의 강현우의 그 사건으로부터 이번에 터진 유현아의 사건까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한성 그룹의 기업적 이미지를 믿게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이번 사건의 배후에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등을 밀고 있는게 분명했다, 한성 그룹을 파멸로 이끌고 있었다.인터넷에선 유현아의 거짓말에 대한 토론보다 한성 그룹의 기업 이미지와 직원 소양에 대한 토론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이런 결과는 유현진의 제일 처음 예측했었던것과는 아주 달라있었다.게다가 강한서쪽은 말할것도 없었다.일이 벌어진뒤 학교의 지도자들과 뒤이어 도착한 경찰들과의 협력하에 현장을 통제했다.강한서는 해 질 무렵이 다 되어서야 T대학교를 벗어날수 있었다.민경하는 기다란 링컨을 끌고 현장에 도착했다. 한성 그룹의 일행이 다 들어갈수 있을만한 차량이였다.돌아가는 차안에서 유현아는 계속해 울고 있었다, 이 울음소리는 모두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다.왜냐하면 돌발적인 사고로 인해 한성 그룹에서 강연장으로 갔었던 인원들은 모두들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현아는 그중에서 제일 처참했다. 얼굴의 절반이 벌겋게 부어올랐으며 얼굴에 묻어있는 피자국들은 채 닦지도 못했다.하지만 현장의 그 누구한명 그녀에게 동정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그녀의 사생활이 그 강연장을 망쳤을뿐만아니라 뻔뻔하게 울고있다고만 생각했다.강한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욕을 뱉었다."입 닥치지 못해? 더 울거면 이 차에서 내려!"차 안에 있는 사람중 제일로 화가 난 사람은 아마도 강현우일것이였다. 그가 출장을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할머니께서 주신 첫번째 프로젝트였는데 이런 상황으로 치닫자 그는 홧김에 유현아를 죽여버리고 싶은 생
하지만 유현아는 아주 흥분된 목소리로"강 대표님, 무조건 그 사람이예요. 그 사람이 제일 유력해요. 그때 저희가 강연일정에 대해서 토론할때 그 사람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고 있었어요, 백퍼 그때 물건을 빼돌렸을거예요! 감시카메라를 한 번 돌려보면 다 알수 있을거예요, 강 대표님......""그만!"강한서는 엄숙한 목소리로 얘기했다."네가 보기엔 지금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게 중요해? 그게 회사가 입은 타격을 보상해줄수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유현아는 사색이 되여서 떨리는 입을 붙잡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강현우는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며"형, 주모자를 찾는게 회사이미지를 회복하는데엔 도움 될것같지 않아? 만약 누군가가 뒤에서 일을 벌이지 않았다면 오늘같은 상황이 벌어질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해?"이에 강한서는 그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내가 이전에도 말했지, 선전은 프로젝트를 위주로 해야된다고. 너무 많은 개인감정이 들어가선 안 된다고. 그래서 말인데 너는 어떻게 했지? 너는 유현아의 이미지를 팔아서 관심을 모을때부터 이 리스크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지 않았어? 그리고 내가 뭘 하려고 하든, 내 처사에 의문을 가지려거든 내 자리까지 올라온뒤에 해야 맞지 않겠어?"강현우의 표정은 보기에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 반나절이 지난후에야 입을 열었다."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내가 책임져, 하지만 이 일에 대한 주모자는 절대로 내가 용서하지 않을꺼야!"강한서의 안색도 같이 어두워졌다.두 사람간의 기싸움은 최고조가 되였다."강 대표님."민경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끊고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큰 사모님 전화입니다."그제서야 강한서의 표정은 그나마 풀어졌다, 그리곤 민경하가 건네준 전화를 이어 받았다."네, 차에 올랐어요. 금방 도착할겁니다. 네 압니다, 네 알겠습니다."할머니는 간단하게 두마디정도 건넨후에 전화를 끊었다/강현우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할머니께서 뭐라셔?"이에 강한서는 태연하게 답했다."회사에 이미 도착하셨대."
밖에서 사람들이 의논하는 소리를 듣던 정인월은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한서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대체 어떻게 처리한 거야? 저 늙은이들 중 한서 편을 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진씨......그는 정인월이 입구에 서서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건 가에 대해 고민하는 줄 알았더니, 조급한 기색 하나 없이 손주의 인간관계를 걱정하고 있었다. 정인월은 늘 대놓고 강한서를 편애했다. "도련님은 연구개발에 관심 있지,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어릴 때는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기에 급급해서 정작 사람들과의 교제법에 대해 많이 가르치치 못했네. 이 부분은 현진이에게서 많이 배워야 할 텐데. 현진이 봐봐. 강할 때는 강하고, 유연할 때는 유연하잖아. 자신의 몫을 챙기는 데 있어서 추호의 양보 없이 정확히 목표를 타게팅하잖아."진씨가 의아해서 물었다."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을 너무 키웠다고 하셨잖아요."정인월은 진씨를 흘겨보더니 말했다. "내가 일을 키워서 나쁘다고 했는가? 유씨 가족 일은 현진이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하네. 계속해서 남한테 끌려다니면 영원히 매여서 살아가겠지. 그런데 현진이가 일을 이렇게 키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네. 어찌됐든 돈을 좀 밑지는 것 외 난 상관없네. 밑진 돈이야 한서한테서 돌려받으면 되는 거고."진씨......역시 큰사모님은 낙관적이시네요."가지."정인월이 말했다. "내가 가서 악역을 좀 맡아줘야지, 아니면 불만이 있을 사람이 있어."강한서와 그의 일행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주주총회 현장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정인월이 메인 좌석에 앉아 있었고, 강단해가 좌측에 자리해 있었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현아는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다리에 힘이 빠져 휘청거렸다. 그녀는 이러한 광경이 처음이었다. 오늘 일이 한성 그룹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떠올리자, 자신에게 어떠한 심판이 이루어질지 상상이 안갔다.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질 대
홍보팀 팀장은 강한서의 표정을 살피지 못하고 계속해서 말했다."이 일이 터지고 나서 많은 네티즌들이 강 대표님 사모님에 대해 동정을 표하고 있어요. 만약 유현아 씨를 강 대표님 사모님이 사정하여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모든 초점이 강 대표님 사모님의 가족으로 돌려질 거예요. 강 대표님 사모님이 감쪽같이 속았다든가, 유씨 가족 모녀가 늑대를 집에 들였다든가와 같은 기사가 뜨면서 대중의 시선이 자연스레 옮겨지겠죠."유현아의 얼굴이 한층 더 창백해졌다.이건 자신을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넣겠다는 뜻이다!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강한서 쪽으로 몰렸다.이러한 사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대중의 시선을 옮기는 것이었다.이 사건이 만약 다른 시점에 터졌더라면, 그나마 해결하기 쉬웠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성 그룹의 홍보팀도 허수아비가 아니기 때문에 사태를 이내 수습했을 수도 있었다. 다들 유현아의 이미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유현아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가 타격 받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필 오늘같은 날에 일이 터진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많은 언론 카메라 앞에서, 아예 인터넷에서 생방송으로 나갔다. 사건은 바이러스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인기 검색어를 지운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홍보팀 팀장이 제안한 방법이 모질긴 하지만 지금으로는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현아의 이미지가 망가지긴 했지만, 정작 대중들은 유현아가 거짓말한 것보다는 유상수가 자신의 아내를 속이고, 유현아를 자신의 아내더러 키우게 했다는 사실에 더 큰 분노를 느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유현진과 하현주였다. 만약 유현아가 유현진이 강한서에게 부탁하여 회사에 채용된 거라면 사람들은 유현진 모녀를 더 크게 동정할 것이다. 그러면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유씨 가족으로 이전해, 이 사건에서 한성 그룹을 차츰 까먹을 것이다. 그때 가서 한성 그룹이 애매모호한 성명까지 발표하면 이 사건에서 손쉽게 빠질 수 있을 것이다.회의에 참석한
유현아의 눈빛이 순간 바뀌었다. 그녀는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유현진의 발목을 붙잡고 같이 떨어질 생각이었다!강한서와 주주들이 대치하고 있을 때, 유현아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회장님, 주주 여러분, 오늘 이 일 누가 한 짓인지 저는 알고 있어요. 누가 한성 그룹의 이미지에 먹칠했는지 알고 있다고요."강한서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민경하를 향해 말했다."민 실장님, 데리고 나가세요."유현아는 함께 망할 각오가 돼 있었다. 그는 끌려나가면서도 계속해서 소리쳤다."유현진이 한 짓이에요. 오늘 유현진도 현장에 있었고, 그 동영상 유현진이 튼 거예요."이 말에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지었다. 민경하가 유현아를 회의실 입구까지 데리고 갔을 때 강단해가 입을 열었다."민 실장, 잠깐만. 이 사건의 경과를 들어봐야할 것 같네. 다들 진실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니까."기회다 싶었던 유현아는 바로 민경하에게서 벗어나 앞으로 달려갔다. "유현진은 오래전부터 강 대표님과 이혼하고자 했어요. 그는 강 대표님이 여배우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었죠. 저의 출생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걸 이용하여 한성 그룹의 명예를 훼손시켜 강 대표님이 책임을 피하지 못하도록 한 거예요. 이건 분명 강 대표님에 대한 복수예요."강한서의 안색은 갈수록 어두워졌다. 유현아의 말이 끝나자 강한서는 화난 어투로 소리쳤다. "허튼 소리!""강 대표님 그렇게 속단할 일이 아니죠. CCTV를 확인하면 사실의 진위 여부가 밝혀질 거 아니에요.""만약 진짜 강 대표님 사모님이 한 거라면?"사람들의 시선이 갑자기 정인월에게로 몰렸다."회장님께서 결단을 내려 주세요."정인월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만약 강씨 집안 사람이 한 일이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니, 다들 걱정하지 마시게."강한서가 입술을 깨물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학교로 CCTV는 이미 가지러 갔으니, 지금쯤 복제하고 있을 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송해오겠지.진씨
강한서는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응했다. "네 수중에 있는 '리치 칩' 프로젝트를 당분간 왕 팀장에게 넘겨. 그리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성명할 건 성명하고. 이 일 깔끔하게 처리해.""알겠어요."이때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했다. "회장님, 이거 부당한 처사인 것 같은데요."듣기에는 엄한 벌인 것 같지만, 강한서에게는 타격이 크지 않았다. 한성 그룹에서 강한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카드가 연현 테크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연현 테크는 강한서가 극력 주장하여 매수하고, 거액의 R&D 비용을 투입하여 만든 회사로서 올해 개발에 있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연현 테크 M&A 당시 반대하는 사람들의 워낙 많았기에 한성 그룹의 출자 지분은 10%밖에 안 되었다. 나머지 50%는 강한서가 개인 자산으로 투자한 것이었다. 그 누구도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회사가 몇 년 만에 판을 뒤집어 업계의 촉망을 한 몸에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리라 상상하지 못했다. 회사가 이윤을 창출하지 못할 때에는 모두 피하기에 급급하더니, 회사가 돈을 벌기 시작하니 다들 질투하기 시작했다. 그후 많은 주주들이 한성 그룹의 지분이 너무 적다며 연현 테크의 주식을 사들이려고 강한서를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연현 테크가 일단 상장하면 그 성장 속도는 더 어마어마할 것이다. 강한서 한 사람이 회사의 50%이상의 지분을 쥐고 있으니, 그 눈덩이 효과는 가히 상상할 만했다. 이를 누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는가? 정인월은 그 말을 한 이 사장을 흘겨보더니 물었다. "그럼 이 사장은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는가?""회장님, 이 일로 주주들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만약 강 대표님께서 보상할 마음이 있다면 연현 테크 지분 20%를 한성에 매도하는 건 어떨까요?"이 말에 정인월이 피식 웃었다. "이 사장, 한서가 연현 테크에 투자할 당시 반대가 가장 심했던 게 자네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연현 테크가 미숙한 데다가 ,투자가 너무 많고,
“아니면 뭐 다른 이유라도 있을까 봐?”차미주는 물 한 모금 마시며 한성우의 눈길을 피했다.그런 그녀를 몇 초 동안 뚫어져라 보던 한성우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럼 나는 뭐라고 저장해줄까? 슈크림?”순간, 차미주는 입안에 있던 물을 푸하고 내뿜었다.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자 촉촉한 미간과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한 한성우는 관능미가 한층 더해져 매혹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턱에 고여있던 물방울이 차미주의 손에 떨어져 차미주는 저절로 손이 움츠러들었다.“크리미가 이런 뜻이었어? 도대체 그 머릿속엔 무슨 야리꾸리한 생각이 들어있는 거야?”차미주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뭐라는 거야?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으니까 생사람 잡지 마!”눈꼬리가 올라간 한성우의 눈매는 유달리 이뻤다.“오늘 어때?”“뭐라고?”차미주는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을 후회하고 있어서 한성우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한성우는 더욱 목소리를 낮춰 그녀의 귀를 깨물며 물었다.“크리미의 저력을 알고 싶지 않아?”차미주가 도망치려고 하는 순간, 한성우는 그녀를 잡아 소파에 눕혔다.차미주는 발버둥 치며 말했다.“이거 놔줘.”한성우는 그녀의 얼굴에 뽀뽀하며 말했다.“나쁜 생각은 네가 먼저 한 거잖아. 너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닌걸.”차미주는 부끄러워하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난 아무 생각하지 않았다고.”“그래, 그래, 다 내 탓이야.”한성우는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조잘조잘 말하는 차미주의 입을 자신의 입술로 막았다.차미주는 해명하려고 했으나 한성우는 기회를 주지 않고 그녀를 침대로 이끌었고 결국 차미주는 해명은 커녕 화를 낼 기력도 얼마 남지 않았다.한성우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더더욱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의 팔에 끼어있던 한현진이 선물했던 팔찌가 손에 닿았다.그는 그녀의 팔을 들어 전등불에 비추자 미주는 아프다고 팔을 빼며 말했다.“망가뜨리면 안 돼. 함부로 다치지 마.”한성우는 팔찌를 만지작거
한성우가 멍때리고 있을 사이, 차미주는 그를 바닥에 제압해 버렸다.“아파 아파.”한성우는 크리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아프다고 외쳤다.그는 처음으로 차미주가 밥을 너무 잘 먹어도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밥심을 모두 자신을 제압하는 데 썼다간 언젠가는 자신의 몸이 고장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차미주는 이를 갈며 핸드폰을 내놓으라고 말했다.“줄게 줄게, 나를 먼저 놔줘.”강한서와 달리 한성우는 바로 투항하는 타입이었다.차미주는 한성우가 폰을 돌려주자 그제야 완전히 그를 풀어주었다.한성우는 바닥에 앉아 아픈 어깨를 문지르며 불평했다.“아가씨, 내 나이가 이제 서른이 넘어요. 신체기능이 점점 떨어질 나이라고요. 나를 이렇게 함부로 다루다가는 큰일 난다고요.”“도둑놈 잡는 게 습관 대서 그래. 그러니까 돌려달라고 할 때 줬으면 됐잖아. 핸드폰을 가지고 튀니까 직업병이 도져서 그런 거지.”차미주는 폰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괜히 기침 한번 했다.“정의 구현이 아니라 찔리는 것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한성우가 되묻자 차미주는 귀가 빨개지며 부정했다.“찔리긴 뭐가 찔려, 괜한 트집 잡지 마.”한성우는 어깨를 문지르며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찔리는 게 없는데 왜 안 보여줘? 혹시 조준한테 미련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지? 전번 날에도 두 사람이 통화하는 것을 들었어, 재검진 시간 예약하던데.”“헛소리하지 마, 언제 시간 되냐고 묻길래 다음 주 목요일이라고 대답한 거거든. 그날은 자신의 외래 날이 아니라고 했어. 난 그걸 알고 일부러 그날에 가려고 한 거고. 네가 괜히 오해할까 봐. 넌 내 통화를 엿들은 것도 모자라 혼자 시나리오까지 쓰고 앉아 있네. 피해망상증이 있는 거 아니야?”차미주의 말을 들은 한성우는 기분이 좋아져 가까이 붙으며 물었다.“주치의 바꿨어?”차미주가 내일 당장 원래대로 바꾸겠다고 말하자 한성우는 그녀를 껴안으며 사과했다.“여보, 내가 미안해, 일부러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 방에 물건 가지러
두 사람은 모두 한성우를 관여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가 잘못을 저지르면 서로의 유전자를 탓하며 비난하기에 바빴다.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부터 삐그덕거렸고 양측 부모님들은 아이가 생기면 나아질 거라며 두 사람에게 아이를 낳을 것을 권유한 덕에 그가 태어났다.어찌저찌하여 가정은 유지해 왔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딱히 좋아지지 않았다.혼인 관계에서 두 사람은 모두 이기적으로 행동해 왔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한성우는 결혼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다. 차미주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사실 한성우는 일찌감치 부모님에게 자신의 태도 의사를 밝혔다.진지하게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가 있고 부잣집 딸이 아니라 평범한 아가씨라고, 만나고 싶으면 인사시킬 수는 있으나 지적하거나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그럴 거면 인사시키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러고는 두 사람이 화내기 전에 가버렸다.그들의 성격상 만남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언제 인사시키겠냐고 연락이 왔고 한성우는 이를 차미주에게 알렸다.그리고 나서는 이내 또 후회가 밀려왔다. 한편으로는 미주가 자신의 가정 상황을 알고 나서 흔들릴까 봐 두려웠고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들이 말을 함부로 할까 봐 걱정됐다.하지만 차미주가 이번 만남을 신중히 생각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이 모든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결혼 당사자는 본인이니 다른 사람들의 말보다도 자신이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차미주가 손을 씻고 씻을 때,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귓속말했다.“다 씻었어?”차미주는 간지러워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귓속말하지 마. 간지러워.”한성우는 더욱 가까이 붙으며 간지럽히듯 여보라고 불렀고 차미주는 귀가 빨개지도록 부끄러웠다.“뭐라고?”한성우는 웃으며 말했다.“나랑 결혼하면 여보 맞잖아. 여보 아니면 뭐라고 부를까? 애기? 자기야?”차미주는 얼굴이 빨개졌다.“마음대로 해.”“그럼 난 여보. 카카오톡도 여보라고 저장
말을 하며 차미주를 화장실로 데려가 손에 세정제를 좀 묻히고 힘껏 팔에 끼워넣었다. 차미주는 손목을 돌리며 이 팔찌가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걸 느꼈다. 그녀는 이전에 옥이 별로라고 말한 게 너무 과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팔찌, 진짜 너무 아름다워. 말 그대로 예술이잖아.’ 그녀가 팔찌를 감탄하며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강한서가 내 손목 둘레를 재었다고 하는데, 이 팔찌는...?” 한현진이 눈을 살짝 좁히며 웃었다. “이건 너를 위한 신혼 선물이야.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미리 즐겨봐. 나한테 며칠 더 두면 내가 못 참고 껴버릴까 봐 그래.” 차미주는 그 말을 듣고 팔찌를 빼려고 했다. “너 미쳤어? 이거 얼마나 비싼데. 너 결혼할 때 내가 500만 원밖에 안 줬는데 이건 너무 과하지 않냐고.” 처음 끼울 땐 힘들었는데 이제 빼려니 더 어려웠다.한현진이 차미주를 막았다. “미주야, 그건 다르지. 그렇게 비교하면 안 돼. 내가 결혼할 때 너는 한 달 월급이 300만 원도 안 됐잖아. 그런데도 500만 원을 선물로 줬고 그 마음이 그 선물보다 훨씬 더 값지고 중요한 거야. 지금은 내가 능력이 생겨서 너 결혼할 때 더 좋은 선물을 줄 수 있게 된 거고 그건 내 마음이야. 가치가 높고 낮고로 그 마음의 소중함이 달라지지 않아.” 한현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팔찌는 강한서가 고른 건 맞지만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게 너도 이걸 좋아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마음에 들어?” 차미주가 대답했다. “좋아. 근데...” “좋으면 됐어. 앞으로도 우리 둘 다 더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그때 가면 팔찌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야. 건물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너한테 줄 수 있어.” 차미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됐어. 건물은 너무 비싸. 너랑 강한서가 또 이혼하고 나한테 재산 반환을 요구하면 어떻게 해?” 한현진은 혀를 차며 이빨을 간 채 말했다. “우리 둘한테
한현진이 그녀의 손등을 툭 쳤다. “그만 떠들고 가만히 서 있어 봐.” 차미주는 바로 허리를 펴고 자세를 잡았다. 한현진이 그녀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뭔가 하나가 부족한데...” 차미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한현진의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올라갔다. “조금만 기다려 봐.”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차미주가 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강한서였다. 그는 손에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있었고 표정은 평소처럼 담담했다. 차미주는 놀라서 물었다. “너 여기 웬일이야?” “너희 집에서는 현관문 열고 얘기하면 몇 년 받냐?” 차미주는 말문이 막혔다. 차미주는 멋쩍게 길을 비켜주며 그 귀한 분을 집 안으로 들였다. 강한서는 한현진의 눈짓에 따라 손에 든 상자를 거실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한현진이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상자를 열자 차미주는 호기심에 슬쩍 고개를 내밀어 안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바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상자 안에는 투명한 광택을 띠는 옥 팔찌가 들어 있었다. 차미주는 옥 팔찌에 대해 잘 몰랐다. 엄마가 몇 개 가지고 있긴 했지만 대부분 짙은 녹색이라 촌스럽다고 생각했었다. 늘 옥 팔찌는 나이 든 사람이나 좋아하는 물건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팔찌는 달랐다. 맑고 투명한 빛에 가장자리엔 은은한 황금빛이 스며들어 있었고 자연광 아래에선 촉촉하게 윤기가 돌았다. 마치 물기를 머금은 꽃잎 같았다. 차미주는 눈앞에 옥 팔찌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미주야, 이리 와.” 한현진이 불렀다. 차미주는 정신이 번쩍 들어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한현진은 차미주의 손목을 잡고 팔찌를 들어올렸다. 팔찌를 손목에 끼웠다. 안 들어갔다. 다시 시도했다. 또 안 들어갔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차미주의 손목은 붉게 달아올랐고 팔찌는 손목 중간쯤에서 멈춰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았다.
차미주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아직 안 정했어. 그의 생일에 맞춰서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은 양쪽 부모님이 서로 만나고 만족하면 우리 엄마가 사람을 불러서 날짜를 정해줄 거야. 우리한테 맞는 날을 고르기만 하면 돼.”한현진은 놀라서 물었다. “너희 둘 진도가 언제 이렇게 빨라졌어?”차미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개자식이 나한테 청혼할 때 내가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받아 줬어. 후에 웃으면서 말하더라구. 내가 너무 급하게 받아줬다고. 좀 더 밀당했어야 한다고. 근데 그때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어. 내 머릿속엔 오직 ‘그래. 나도 결혼하는구나.’라는 생각뿐이었어. 하하.”한현진은 웃으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누가 너를 자극한 거야?”“자극이라기보단...” 차미주는 입술을 삐죽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너 기억나? 내가 말했던 그 큰 이모. 그 이모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첫째는 나보다 두 살 많고 둘째는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우리 할머니는 그 집안을 아주 좋게 봤어. 그래서 어릴 때부터 그 집에 편애가 심했지. 내가 사촌오빠랑 싸우면 그 오빠가 나를 이기지 못하고 항상 고자질을 했거든.”“그 큰 이모는 나를 볼 때마다 그런 얘기를 했어.” ‘너처럼 덩치 크고 성격도 안 좋으면 커서 누가 너랑 결혼해주냐?’ “사실 그 말이 나한텐 꽤 큰 걱정거리였어. 물론 자라면서 그 이모가 입이 가벼운 사람이란 걸 알게 됐지만 그때는 정말 결혼 못할까 봐 불안했어. 아니면 왜 20년이 넘도록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겠어.”한현진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너한테 남자가 없는 게 아니라 너를 좋아했던 사람들을 네가 죄다 친구로 만들어버린 건 아닐까?”사실 그녀가 알기로만 해도 대학 시절 차미주에게 호감을 보였던 남자는 둘이나 있었다. 첫 번째 남자가 어떻게 포기했는지는 몰라도 두 번째 남자는 차미주에게 농구 경기를 같이 보러 가자고 직접 데이트 신청까지 했었다. 차미주는 선뜻 따라갔지만 농구장은 그저 핑계일 뿐이었다
한현진은 그녀의 호적지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이시연은 오래 기다렸고 그 사이 네 명이 더 끼어든 후에야 은서하가 비로소 돌아왔다. 그녀는 땀에 젖어 얼굴이 여전히 창백했고 얼굴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이시연은 그녀를 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아직도 괜찮지 않은 거예요? 의사한테 같이 가줄까요?”은서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화장실 갔다 오니까 많이 나아졌어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이시연은 결과지를 건네며 웃으면서 말했다. “미안하면 승진하고 나 좀 잘 챙겨줘요.”은서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일자리만 지킬 수 있어도 감사하죠. 승진은 꿈도 안 꿔요.”잠시 멈추고선 덧붙였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돼가요?”“그냥 그럭저럭이죠. 서 대표님이 이번에 강력한 카드를 데려왔으니까 우리는 그저 배경일 뿐이죠.” 이시연의 자조 섞인 웃음이 흘러나왔다. “친선 경기라고 보면 되죠 뭐.”은서하는 향료 조향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그래도 좀 더 열심히 해봐야죠. 안 그러면 너무 아쉬울 거 같아요.”이시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 차례가 되었기 때문이다.클라우드 아파트 902.“현진아, 이건 어때?”차미주는 흰 티에 청바지 오버롤을 입고 한현진 앞에서 빙그르르 돌며 물었다. “어때?”한현진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듯 여유 있게 대답했다. “나쁘지 않아.”“그럼 아까 그 꽃무늬 원피스는?”“그것도 괜찮아.”차미주는 눈꺼플이 살짝 뛰었다. “그럼 이 노란 운동복은?”“비슷해.”차미주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너 지금 뭐야? 그냥 대충 말하는 거지? 다 비슷하면 난 도대체 뭘 입어야 해?”한현진은 웃으며 그녀를 달래듯 말했다. “내가 너 대충 대하는 게 아니야. 오면서 계속 생각했어. 너한테 좀 더 격식을 차린 옷을 입힐지 아니면 너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입힐지 말이야. 평소에 이렇게 캐주얼한 옷을 입고 다니니까 갑자기 정장 스타일을 입으면 길도 제대로 못 걸을 거고 스
한현진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서해금 옆에 있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 벌써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법을 배우셨군요.”은서하의 얼굴이 잠시 창백해졌지만 이내 급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 대표님, 저를 싫어하시든 미워하시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주혁이라는 사람. 그 사람만큼은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단순한 사람이 아니에요.”“주혁 씨가 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운전기사일 뿐인데? 당신 말대로라면 그 사람이 다른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건가요?” “정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난 당신이 정말로 걱정해서 경고해 주는 건지 아니면 고의로 우리 사이를 흔들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은서하는 더 조급해졌다. “저는 이간질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만큼은 가까이 하지 말고 멀리 하세요. 한 대표님, 당신이 저를 도와주셨어요. 제가 아무리 배은망덕한 사람이라도 당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 안 할 거예요.”초조해하는 은서하와는 달리 한현진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 채 단호하게 물었다. “내가 그때 당신을 도와줬을 때 당신은 어떻게 했죠? 갑자기 등을 돌리지 않았나요? 은서하 씨, 내가 당신을 믿을 수 있을까요?”은서하는 갑자기 몸을 움츠리며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한 대표님, 저는 겁이 많고 피할 줄 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알아요. 최소한 저를 도와주셨던 대표님을 해칠 수 없다는거요.” 그녀의 진지한 말투에 한현진은 마음이 흔들렸다. 침묵을 지키며 그녀를 바라보다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럼 주혁 씨를 멀리하라는 이유라고 말해보세요. 내가 믿을 수 있도록 설득 될 만한 이유요.”은서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손을 움켜잡은 채 잠시 입을 다물었다.한현진은 지칠 대로 지쳐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이유가 없다면 더 이상 여기서 나를 걱정한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 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은서하는 급히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말하지
[서해금이 나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나를 회사에서 쫓아내려고 하고 있어. 만약 네가 은서하고 우연히 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걸 이용해서 서대금이 나를 잠시라도 회사에서 밀어낼 수 있게 할 수 있어. 그리고 넌 그 기회를 통해 승진하고 월급도 올리고 사장 앞에서 좋은 이미지도 쌓을 수 있어. 그 상황에서 너라면 그걸 참을 수 있겠어?]차미주는 그 말에 감탄하며 말했다. [임신한 채로도 이렇게 계산적이네? 너 아이 낳으면 두 명의 도깨비가 나올까 봐 걱정돼.]한현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럴 리 없을 거야. 강한서가 매일 내 옆에서 를 읽어주고 있어. 맨날 애들한테도 읽어주니까 조금은 성품이 좋을 거야.][강한서 진짜 대단하다. 넌 그걸 듣고 있어?][안 듣지.] 한현진이 대답했다. [난 이어폰 끼고 드라마 봐. 강한서가 애들한테 읽어주고.]차미주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결국 는 아무 소용없다는 거네.][왜?] 한현진이 물었다.차미주가 익살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우리 엄마가 항상 그러셨어. 아이는 유전이 중요하다고.] [옛말에 그런 말 있잖아. 용은 용을 낳고 봉항은 봉황이 낳는다고. 네가 도덕이 없다면 강한서이 아무리 를 많이 읽어줘도 소용없어.”[너 진짜!] 한현진이 이빨을 갈며 말했다. [한성우 씨랑 있더닌 이제는 입만 잘 돌아가네.][오래 배운 거 이럴 때 써먹어야지.]한현진은 코웃음을 쳤다. [나랑 연습하면 뭐 해. 능력 있으면 너희 사장한테 가서 연습해.]차미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건 안 돼. 사장한테서 월급 받아야 해.]차미주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있잖아.그 사람이 나를 자기 집에 초대해서 밥을 먹자고 하는데 네가 봤을 때 첫 만남에 뭘 입고 어떤 선물을 가져가야 할까? 정말 고민돼.]한현진은 답했다. [내가 경험이 많아 보여?][두 번이나 결혼했잖아. 너가 없으면 누가 경험 있겠어.]한현진은 담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