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 팀장은 강한서의 표정을 살피지 못하고 계속해서 말했다."이 일이 터지고 나서 많은 네티즌들이 강 대표님 사모님에 대해 동정을 표하고 있어요. 만약 유현아 씨를 강 대표님 사모님이 사정하여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모든 초점이 강 대표님 사모님의 가족으로 돌려질 거예요. 강 대표님 사모님이 감쪽같이 속았다든가, 유씨 가족 모녀가 늑대를 집에 들였다든가와 같은 기사가 뜨면서 대중의 시선이 자연스레 옮겨지겠죠."유현아의 얼굴이 한층 더 창백해졌다.이건 자신을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넣겠다는 뜻이다!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강한서 쪽으로 몰렸다.이러한 사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대중의 시선을 옮기는 것이었다.이 사건이 만약 다른 시점에 터졌더라면, 그나마 해결하기 쉬웠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성 그룹의 홍보팀도 허수아비가 아니기 때문에 사태를 이내 수습했을 수도 있었다. 다들 유현아의 이미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유현아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가 타격 받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필 오늘같은 날에 일이 터진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많은 언론 카메라 앞에서, 아예 인터넷에서 생방송으로 나갔다. 사건은 바이러스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인기 검색어를 지운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홍보팀 팀장이 제안한 방법이 모질긴 하지만 지금으로는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현아의 이미지가 망가지긴 했지만, 정작 대중들은 유현아가 거짓말한 것보다는 유상수가 자신의 아내를 속이고, 유현아를 자신의 아내더러 키우게 했다는 사실에 더 큰 분노를 느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유현진과 하현주였다. 만약 유현아가 유현진이 강한서에게 부탁하여 회사에 채용된 거라면 사람들은 유현진 모녀를 더 크게 동정할 것이다. 그러면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유씨 가족으로 이전해, 이 사건에서 한성 그룹을 차츰 까먹을 것이다. 그때 가서 한성 그룹이 애매모호한 성명까지 발표하면 이 사건에서 손쉽게 빠질 수 있을 것이다.회의에 참석한
유현아의 눈빛이 순간 바뀌었다. 그녀는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유현진의 발목을 붙잡고 같이 떨어질 생각이었다!강한서와 주주들이 대치하고 있을 때, 유현아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회장님, 주주 여러분, 오늘 이 일 누가 한 짓인지 저는 알고 있어요. 누가 한성 그룹의 이미지에 먹칠했는지 알고 있다고요."강한서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민경하를 향해 말했다."민 실장님, 데리고 나가세요."유현아는 함께 망할 각오가 돼 있었다. 그는 끌려나가면서도 계속해서 소리쳤다."유현진이 한 짓이에요. 오늘 유현진도 현장에 있었고, 그 동영상 유현진이 튼 거예요."이 말에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지었다. 민경하가 유현아를 회의실 입구까지 데리고 갔을 때 강단해가 입을 열었다."민 실장, 잠깐만. 이 사건의 경과를 들어봐야할 것 같네. 다들 진실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니까."기회다 싶었던 유현아는 바로 민경하에게서 벗어나 앞으로 달려갔다. "유현진은 오래전부터 강 대표님과 이혼하고자 했어요. 그는 강 대표님이 여배우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었죠. 저의 출생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걸 이용하여 한성 그룹의 명예를 훼손시켜 강 대표님이 책임을 피하지 못하도록 한 거예요. 이건 분명 강 대표님에 대한 복수예요."강한서의 안색은 갈수록 어두워졌다. 유현아의 말이 끝나자 강한서는 화난 어투로 소리쳤다. "허튼 소리!""강 대표님 그렇게 속단할 일이 아니죠. CCTV를 확인하면 사실의 진위 여부가 밝혀질 거 아니에요.""만약 진짜 강 대표님 사모님이 한 거라면?"사람들의 시선이 갑자기 정인월에게로 몰렸다."회장님께서 결단을 내려 주세요."정인월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만약 강씨 집안 사람이 한 일이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니, 다들 걱정하지 마시게."강한서가 입술을 깨물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학교로 CCTV는 이미 가지러 갔으니, 지금쯤 복제하고 있을 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송해오겠지.진씨
강한서는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응했다. "네 수중에 있는 '리치 칩' 프로젝트를 당분간 왕 팀장에게 넘겨. 그리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성명할 건 성명하고. 이 일 깔끔하게 처리해.""알겠어요."이때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했다. "회장님, 이거 부당한 처사인 것 같은데요."듣기에는 엄한 벌인 것 같지만, 강한서에게는 타격이 크지 않았다. 한성 그룹에서 강한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카드가 연현 테크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연현 테크는 강한서가 극력 주장하여 매수하고, 거액의 R&D 비용을 투입하여 만든 회사로서 올해 개발에 있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연현 테크 M&A 당시 반대하는 사람들의 워낙 많았기에 한성 그룹의 출자 지분은 10%밖에 안 되었다. 나머지 50%는 강한서가 개인 자산으로 투자한 것이었다. 그 누구도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회사가 몇 년 만에 판을 뒤집어 업계의 촉망을 한 몸에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리라 상상하지 못했다. 회사가 이윤을 창출하지 못할 때에는 모두 피하기에 급급하더니, 회사가 돈을 벌기 시작하니 다들 질투하기 시작했다. 그후 많은 주주들이 한성 그룹의 지분이 너무 적다며 연현 테크의 주식을 사들이려고 강한서를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연현 테크가 일단 상장하면 그 성장 속도는 더 어마어마할 것이다. 강한서 한 사람이 회사의 50%이상의 지분을 쥐고 있으니, 그 눈덩이 효과는 가히 상상할 만했다. 이를 누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는가? 정인월은 그 말을 한 이 사장을 흘겨보더니 물었다. "그럼 이 사장은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는가?""회장님, 이 일로 주주들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만약 강 대표님께서 보상할 마음이 있다면 연현 테크 지분 20%를 한성에 매도하는 건 어떨까요?"이 말에 정인월이 피식 웃었다. "이 사장, 한서가 연현 테크에 투자할 당시 반대가 가장 심했던 게 자네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연현 테크가 미숙한 데다가 ,투자가 너무 많고,
강한서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두 시 반이면 유현진이 화장실 가겠다고 잠깐 자리를 비운 시간이었다. 강한서는 복도 끝에서 유현진이 관제실을 지나 화장실로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데 방금 전에 돌린 동영상에는 그 모습마저 잡히지 않았다. 이건 분명 누군가가 동영상에 손을 댔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동영상을 바꿔치기 하다니, 혹시 유현진이 다른 사람과 공모한 건가?강한서는 눈을 감고 강연실 현장에서 주강운을 만났던 장면을 떠올렸다. 동영상에도 주강운의 모습이 잡힌 걸 보니 우연은 아닌 것 같았다. ------서교 공원. 송민준은 벤치에 기대어 패드로 인테넷에 올라와 있는 뉴스를 읽으면서 유유히 말했다. "유씨 가족의 사건은 드라마로 찍어도 될 것 같다."박해서가 답했다."뜻밖이긴 해요. 유현아가 유상수의 친딸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유현진은 어째서 이 일을 이 시점에 폭로했을까? 이 일이 강한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박해서가 답했다. "찌라시긴 한데, 강한서가 여배우랑 가깝게 지내서, 유현진이 그와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던데요.""그건 아닐 거야."송민준은 패드를 옆에 놓고 말했다. "강한서는 연예계의 안 좋은 풍기를 질색해. 여배우랑 가깝게 지낸다는 소식은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박해서가 말했다."틀림 없을 건데. 강한서가 결혼식 당일에도 그 여배우를 따라갔잖아요.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목격했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유현진도 반은 연예인이죠. 대표님이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에요?"송민준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유현진이 이혼하고 싶은 이유야 많고도 많겠지. 그런데 이렇게 쌍방 모두에 이익이 안 되는 방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잖아. 지금 사건의 흐름을 보면, 한강 그룹을 욕하는 사람이 유현아를 욕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아. 내가 추측하건대 누군가가 뒤에서 사건이 커지도록 조작하고 있어.""설마요. 한성 그룹과 대적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잖아요
하지만 이럴 때, 누가 선듯 나서서 이렇듯 복잡한 사건에 말려들고 싶겠는가?유상수는 한성 그룹과 사돈을 맺은 후로부터 거만해져서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에게 미움을 산 지 오래됐다.최근에 사귄 친구라고 해봐야 모두 이익 교환으로 맺은 우정이기에 진심으로 대하는 이가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아예 그의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타인의 폰으로 걸어봐도 유상수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끊어버렸다. 그의 전화를 받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저 진실을 알아보는 게 다였고, 도와줄 생각들이 없었다. 급해난 유상수는 안절부절못했다.백혜주는 훌쩍거리며 울고 있는 유현아를 위해 상처를 처리해주면서 말했다. "오빠, 이제 전화를 치지 마요. 이 일 이제는 되돌릴 수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할지나 고민해요.""앞으로 어떡해? 말해봐봐 어떻게 해야 하는데?"유상수는 안색이 엄청 안 좋았다.유현아의 출신이 폭로되고 나서 영향이 어마어마했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유씨 제품을 사지 말자는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오후에 이미 대량의 주문이 취소되었다. 유상수는 얼마 전에 연현테크에 160억을 투자하여, 주문을 취소한 계약금을 물어줄 돈이 없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회사에 남아있는 자금으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유상수가 속수무책으로 속이 타들어갈 때,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화면을 보자 유현진이었다. 유상수는 유현진에게 전화를 수없이 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일이 이토록 커진 지금에야 전화가 온 것이다. 유상수는 분노를 눅잦히고 숨을 크게 한번 쉬고는 응답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기 전, 그는 어떻게 유현진과 담판할지 머리를 굴려봤다. 하지만 유현진은 첫 마디에 바로 돌직구를 날렸다. "유상수 씨, 오늘 제가 연출한 작품 어땠나요?"이 말은 7년 전, 하현주가 증거를 내보이면서, 유상수를 대신해 회사 재무를 건드렸던 재무 담당자를 감옥에 보낼 때 한 말이랑 똑같았다. 유상수는 다시 한번 온 몸을 휘감는 한기를 느꼈다.
"두 가지 중에 선택해요. 하나는 맨몸으로 나가는 거예요. 하지만 주식은 어느 정도 줄 테니까 굶어 죽을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렇지만 회사와 아빠 딸은 욕심내지 말아요. 다른 하나는 이 증거들 법원에 제출하고 아빠의 남은 인생 감방에서 지내는 거예요."하현주는 유상수에게 본인과 재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하지만 유현진의 말은 유상수에게 본인과 유현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뜻이다.유상수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유현진의 말이 끝난 뒤, 유상수는 유현아와 백혜주를 바라보았다.백혜주도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상수가 먼저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너한테 증거는 없어!""과연 그럴까요?"유현진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유상수의 카톡으로 유현아의 기부 사기 증거를 보냈다."더 필요해요?"유현진은 무덤덤하게 말했다."더 있어요."유상수는 안색이 변하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현진아. 네 엄마와 난 부부야. 그리고 넌 내 첫딸이지. 내가 한 행동들 너한테 용서받지 못할 거란 거 알고 있어. 하지만 난 세상 남자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할법한 실수를 했을 뿐이야. 그래도 난 여전히 네 아빠고 난 널 사랑해. 그런데 만약 나한테 일이라도 생기면 이 집안에 널 지켜줄 사람도 없어지는 거야. 너 잘 생각해.""아빠…..."유현진은 나지막한 소리로 유상수를 불렀다.유상수는 유현진이 자기 말에 흔들렸을 거라 판단해 계속 말했다."현진아. 혹시 구암동 고아원 후원금 때문에 그러는 거면 다시 상의해 보자. 아무래도 네 엄마가 한평생 했던 일이라 나도 많이 후회했어.""그래서 일부러 바람난 게 아니라는 거죠?""네 엄마와는 서로 사랑해서 만났어. 그런데 저 여자가 목적을 가지고 나한테 꼬리 쳐서 나도 실수한 거야."백혜주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유현아도 유상수의 말에 경악했다. 유상수는 결국 자기를 선택했다."하하-"전화기 너머로 유현진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유상수 당신, 정말
유상수가 떠난 뒤, 그의 비서가 남아 백혜주를 돌보았다.그녀는 제왕절개로 거의 보름 동안 병원에 있었지만 유상수는 단 한 번도 와보지 않았다.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매번 그저 그녀더러 몸조리를 잘하고 있으라고, 바쁜 일이 끝나면 가겠다면서 핑계를 둘러댔다.백혜주는 그 말을 믿었다. 그녀가 퇴원하게 되니 유상수는 사람을 보내 그녀를 아파트로 데려왔으며 도우미를 보내주었다.산후조리가 끝나고 몸이 거의 회복되어서야 유상수는 아파트로 찾아왔다.하지만 유상수의 목적은 단 하나, 그녀와의 잠자리를 위해서 온 것이다.출산한 지 얼마 안 되는 데다 워낙 체질이 좋지 못하다 보니 그녀는 출혈로 인해 또다시 입원하게 되었다.당시 의사는 두 사람을 한바탕 교육했다. 수술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안전 조치도 없이 잠자리했으니 만약 또다시 임신이라도 하면 산모는 아주 위험하다.유상수는 아주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의사에게 물었다."그럼 언제쯤이면 다시 임신할 수 있을까요."병원에서는 제왕절개 수술 후 산모와 다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최소 2년 뒤에야 재임신이 가능하다고 했다.유상수는 그 말에 얼굴이 확 굳어지더니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딸을 낳았기 때문에 그런 태도라는 것을 백혜주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다 유상수의 연락이 뜸해지고 점점 무관심해지자 그녀는 그때야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차렸다.백혜주는 총명한 여자다. 그녀는 이내 유상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하현주의 강한 성격과 아이 문제로 두 사람이 자주 다툰다는 것을 알아냈다.유상수는 아들을 낳아 대를 잇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하현주는 몸도 회복이 되지 않았으니 둘째는 절대로 낳지 않겠다고 했다.유상수는 백혜주가 마음에 들어서 그녀를 원했다기보다는 배를 빌려 아들을 낳고 싶었을 뿐이다.직장인을 찾으면 번거로운 일이 많을 테고 학력이 너무 낮거나 예쁘지 않으면 여자로 보이지 않았는데 마침 그녀는 배경도 없고 대학생인 데다
백혜주는 마음이 식었다. 그것보다 화가 나고 치가 떨렸다.유상수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돌려 백혜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실망과 원망이 가득 찼다. 유상수는 다급히 그녀를 다독였다."그 말은 신경 쓰지 마. 들으라고 괜히 한 말이니까.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랬어. 걱정하지 마, 내가 죽더라도 우리 현아 꼭 지킬게."백혜주는 불쾌함을 꾹꾹 눌러 삼키고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함께한 세월이 얼만데 그 정도로 흔들리겠어요? 오빠, 유현진에게 기대를 버려요. 걔는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니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강한서한테 투자한 돈도 기회를 봐서 다시 빼와요."유현진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말투로 말했다."이 일은 우리만 영향받는 게 아니야. 한성에서 받는 데미지가 더 강해. 유현진이 일을 키워서 강한서의 프로젝트가 날아간다면 강한서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 언제 우리 신경이나 쓰겠어? 연현 테크 프로젝트 곧 출시 될 거야. 강한서가 눈치채기도 전에 돈은 내 손에 들어올 거야."백혜주는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유상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 일에서 신경 꺼. 내가 알아서 할 테니."백혜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유상수는 늘 이렇듯 독단적이다. 어쩐지 하현주는 회사 경영권을 유상수에게 절대 넘겨주려 하지 않았다. 유상수는 오만한 데다가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으려고 했다.유현진이 강한서와 이혼하지 않은 이상, 유상수는 그 "가족애"로 유현진을 묶어둘 수 있다.하지만 유상수는 유현진에 대해 너무 몰랐다. 유현진에게 아버지로서 사랑을 준 적이 별로 없는데 어찌 유현진에게서 감정을 바라겠는가?유현진이 유씨 집안에서의 입지가 다져지면 제일 먼저 처리할 사람은 바로 그들이다.그녀는 빨리 움직여야 했다.다음 날.한성 그룹의 메인 계정에는 손 글씨로 된 사과문이 올라왔다.유현진은 바로 사과문을 클릭했다.그녀는 한눈에 강한서의 필적을 알아보았다.강한서의 글씨는 예리하면서도 정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