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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유상수가 떠난 뒤, 그의 비서가 남아 백혜주를 돌보았다.

그녀는 제왕절개로 거의 보름 동안 병원에 있었지만 유상수는 단 한 번도 와보지 않았다.

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매번 그저 그녀더러 몸조리를 잘하고 있으라고, 바쁜 일이 끝나면 가겠다면서 핑계를 둘러댔다.

백혜주는 그 말을 믿었다. 그녀가 퇴원하게 되니 유상수는 사람을 보내 그녀를 아파트로 데려왔으며 도우미를 보내주었다.

산후조리가 끝나고 몸이 거의 회복되어서야 유상수는 아파트로 찾아왔다.

하지만 유상수의 목적은 단 하나, 그녀와의 잠자리를 위해서 온 것이다.

출산한 지 얼마 안 되는 데다 워낙 체질이 좋지 못하다 보니 그녀는 출혈로 인해 또다시 입원하게 되었다.

당시 의사는 두 사람을 한바탕 교육했다. 수술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안전 조치도 없이 잠자리했으니 만약 또다시 임신이라도 하면 산모는 아주 위험하다.

유상수는 아주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의사에게 물었다.

"그럼 언제쯤이면 다시 임신할 수 있을까요."

병원에서는 제왕절개 수술 후 산모와 다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최소 2년 뒤에야 재임신이 가능하다고 했다.

유상수는 그 말에 얼굴이 확 굳어지더니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딸을 낳았기 때문에 그런 태도라는 것을 백혜주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다 유상수의 연락이 뜸해지고 점점 무관심해지자 그녀는 그때야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차렸다.

백혜주는 총명한 여자다. 그녀는 이내 유상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하현주의 강한 성격과 아이 문제로 두 사람이 자주 다툰다는 것을 알아냈다.

유상수는 아들을 낳아 대를 잇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하현주는 몸도 회복이 되지 않았으니 둘째는 절대로 낳지 않겠다고 했다.

유상수는 백혜주가 마음에 들어서 그녀를 원했다기보다는 배를 빌려 아들을 낳고 싶었을 뿐이다.

직장인을 찾으면 번거로운 일이 많을 테고 학력이 너무 낮거나 예쁘지 않으면 여자로 보이지 않았는데 마침 그녀는 배경도 없고 대학생인 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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