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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백혜주는 마음이 식었다. 그것보다 화가 나고 치가 떨렸다.

유상수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돌려 백혜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실망과 원망이 가득 찼다. 유상수는 다급히 그녀를 다독였다.

"그 말은 신경 쓰지 마. 들으라고 괜히 한 말이니까.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랬어. 걱정하지 마, 내가 죽더라도 우리 현아 꼭 지킬게."

백혜주는 불쾌함을 꾹꾹 눌러 삼키고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함께한 세월이 얼만데 그 정도로 흔들리겠어요? 오빠, 유현진에게 기대를 버려요. 걔는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니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강한서한테 투자한 돈도 기회를 봐서 다시 빼와요."

유현진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말투로 말했다.

"이 일은 우리만 영향받는 게 아니야. 한성에서 받는 데미지가 더 강해. 유현진이 일을 키워서 강한서의 프로젝트가 날아간다면 강한서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 언제 우리 신경이나 쓰겠어? 연현 테크 프로젝트 곧 출시 될 거야. 강한서가 눈치채기도 전에 돈은 내 손에 들어올 거야."

백혜주는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유상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일에서 신경 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백혜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유상수는 늘 이렇듯 독단적이다. 어쩐지 하현주는 회사 경영권을 유상수에게 절대 넘겨주려 하지 않았다. 유상수는 오만한 데다가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으려고 했다.

유현진이 강한서와 이혼하지 않은 이상, 유상수는 그 "가족애"로 유현진을 묶어둘 수 있다.

하지만 유상수는 유현진에 대해 너무 몰랐다. 유현진에게 아버지로서 사랑을 준 적이 별로 없는데 어찌 유현진에게서 감정을 바라겠는가?

유현진이 유씨 집안에서의 입지가 다져지면 제일 먼저 처리할 사람은 바로 그들이다.

그녀는 빨리 움직여야 했다.

다음 날.

한성 그룹의 메인 계정에는 손 글씨로 된 사과문이 올라왔다.

유현진은 바로 사과문을 클릭했다.

그녀는 한눈에 강한서의 필적을 알아보았다.

강한서의 글씨는 예리하면서도 정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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