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 남자랑 같이 오면 다야?'여자는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속으로 욕했다.유현진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지루하게 생각했다. 문뜩 그녀는 강한서의 소매에서 밝고 빛나는 무언가를 보았다. 그녀는 강박증을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뜯기 시작했다.강한서는 힐끗 보기만 할 뿐 그녀를 내버려 두었다.그것은 마치 소매에 박히기라도 한 듯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유현진은 한참 낑낑거려서야 그것을 뜯을 수 있었다. 다 뜯고 난 뒤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것의 뒤 면에는 접착제가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옷에 달린 물건이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강한서의 다른 소매를 보았다. 역시나 반대쪽에도 똑같은 큐빅이 박혀 있었다.유현진은 당황스러웠다.그녀는 강한서를 힐끗 쳐다보았지만 강한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유현진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큐빅을 소매에 다시 붙이려고 시도했다.하지만 아무리 붙여보아도 붙어나지 않았다. 바로 이때, 교육실 문이 열렸다. 유현진은 큐빅을 손에 쥐고 머리를 들었다.아직 상대의 얼굴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여자가 울며불며 뛰어가 말했다."왜 이제야 왔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우리 모자 여기서 죽었을지도 몰라!"교감 선생님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전 의원님, 이런 일로 직접 오게 만들어서 송구스럽네요."정작 상대는 교감 선생님을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대체 또 무슨 사고 친 거야?"남자는 이 모자를 보기만 해도 짜증 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자기 왜 말 그렇게 해! 사고라니? 자기 아들 머리 좀 봐봐!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왔는데 저 인간들이 나 이 꼴로 만들었어. 내 얼굴 좀 봐. 여기 좀 봐봐!"비록 데일 정도로 뜨거운 물은 아니지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데다가 옷도 젖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 확실히 체면을 구기는 상황이다.남자는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누가 이렇게 만든 거야?""저요."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눈웃음을 지으며
이 여자는 확실히 관능미가 넘쳤지만 오관이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유현진은 그녀의 입가의 점을 보고 낯이 익었다.전태평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유현진은 아마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유현진은 이제야 완전히 기억났다.진짜 전 여사가 20억을 주고 보낸 무명 배우는 결국 한주시를 떠나지 않았고 오히려 뻔뻔스럽게 "전씨 가문 부인"으로 살고 있었으며 게다가 전태평의 아이까지 낳아서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곧 성인이 될 나이였다.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생각해 보면 전 여사가 그 무병 배우에게 돈을 주고 떠나라 했을 때, 이들의 아이는 이미 세상에 태어났다. 유현진은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짜 전 여사는 이 여자에게 완전히 속았고 전태평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이다.전 여사가 그렇게 악을 쓰고 가정을 지키려 했건만 결국 사생아는 태어났다.마침 그녀는 전 여사가 임차한 용호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생겼다.전태평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강씨 가문 사람들과 마주칠 줄 생각도 못 했다.가짜 "전 여사"는 눈치 없이 전태평에게 자기의 체면을 찾아달라고 떼를 썼다. 그녀는 유현진의 말을 흘려듣고는 전태평을 팔을 부둥켜안고 말했다."저년이야! 저년이 내 얼굴에 뜨거운 물 뿌렸어. 우리 아들 이마에 상처는 저 여자 옆에 앉은 애새끼가 한 짓이야! 당장 저 자식 강제 퇴학시켜. 그리고 고아원도 한주시에서 사라지게 만들어!"이 여자는 다른 사람들이 전태평이 권리 남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라도 할까 봐 감히 고아원을 사라지게 만들라며 큰소리치고 있었다. 아마 그녀에게는 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전태평은 굳은 얼굴로 강한서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손끝을 파르르 떨었다. 그런데도 여자가 눈치 없이 입을 나불거리자 전태평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그 입 다물어! 학교 내가 열었어? 애들끼리 싸울 수도 있지 당신은 왜 여기서 막돼먹은 아줌마처럼 싸우고 있어.
전태평의 부인과 강씨 가문은 각별한 사이라 전태평 역시 강씨 가문에 자주 들렸다. 게다가 한성 그룹과 협력한 프로젝트도 있으니 전태평은 강한서에 대해 잘 알고 있다.전 여사가 형제들과 사이가 틀어진 후, 신미정은 전 여사를 안쓰럽게 여겨 더 마음을 주게 되었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고 전태평의 사업에도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만약 오늘 일이 전태평의 본처인 전 여사의 귀에 들어간다면 아마 피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승진을 앞에 두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전태평은 좋은 결과가 없다.'모자란 것들, 그렇게 눈치를 줬건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이러고 있어!왜 이런 껍데기만 반반한 여자에게 빠져서 이런 모자란 자식까지 낳았을까?'전태평은 비서에게 말했다."두 사람 집으로 데리고 가, 며칠 동안 집에 박혀서 반성해!"하지만 유현진은 그들을 쉽게 보내 줄 생각이 없다.그녀는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전 의원님. 사건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보내셨다가 만약 교감 선생님께서 제 동생 퇴학이라도 시키면 어떡해요? 일은 마무리 짓고 가는 게 좋겠죠?"전태평은 입술을 깨물었다. 여자는 늘 강씨 집안에 체면을 구기는 모자란 며느리가 들어왔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모자란 여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교감 선생님은 전태평의 행동에 깜짝 놀라 머리를 굴려 그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설마 의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 일에 개입하기 곤란하여 그러시는 걸까? 조용히 처리하시려고?이런 장면을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공정한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게 아닐까?만약 이 일을 신경 쓰지 않으신다면 굳이 학교까지 오실 필요 없었을 텐데.'교감 선생님은 자기의 생각이 정확하다고 생각해 다급히 입을 열었다."이훈 학생의 퇴학 처리는 학교 측에서 심사숙고하여 얻은 결과인데 전 의원님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요? 오늘 당장 퇴학 절차 밟으세요."전태평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모자란 놈이 하나 더 있군.'전태평은 정서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도서관? 강 대표님?이 교장이 강한서에게 굽신굽신하는 것을 보고 교감 선생님은 입을 쩍하고 벌렸다.'설마 학교에 도서관을 후원했다던 한성 그룹 대표, 강 대표님?'교감 선생님은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전태평을 향해 입을 열었다."전 의원님… 이거…..."전태평은 이 모자란 사람과 말을 섞기도 싫었다."아니요."강한서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집안의 아이가 학교에서 폭행당했는데 학교 측에서 다짜고짜 아이를 퇴학시킨다고 하길래 집사람과 함께 상황 요해하러 왔어요."이 교장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교감 선생님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예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고 퇴학까지 시켜야 해요?"이훈은 입술을 오므렸다.'이 부부, 거짓말 진짜 잘하네.'폭행을 가한 건 바로 이훈인데 그들의 입에서 이훈은 오히려 피해자가 되어버렸다.교감 선생님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식은땀을 흘렸다. 한참 뒤에야 그는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그저… 두 학생에게 작은 트러블이 생겼어요."유현진이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작은 트러블이요? 교감 선생님. 아까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은 거로 기억하는데요. 우리 훈이가 학교 모토를 어겨서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주었으니 학교 측의 결정으로 퇴학 처리한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작은 트러블로 퇴학 처리까지 가나요?"이 교장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학교 측의 결정인데 난 왜 모르는 일이죠?"퇴학은 작은 일이 아니라 신고와 심사가 필요한 일이라 교감 선생님이 아니라 이 교장에게도 단독으로 결정할 권리가 없다.비록 학교 위원회에 교감 선생님을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도 몇몇 있기는 하다. 그들도 평소 교감 선생님의 행실에 대해 알고 있지만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다들 눈감아주었다. 그런데 그것을 이용해 단독적으로 한 학생의 퇴학을 결정했으며 게다가 강씨 가문의 사람을 건드렸다.다행히 다른 선생님이 이 교장에게 이 사태를 알렸다. 만약 이대로 놔뒀다면 앞으로 한성 그룹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바로 이런 것을 뜻한다.먼저 주먹을 휘두른 이훈도 미안한 마음에 병원비에 대해 말도 꺼내지 못하거늘 오히려 유현진이 뻔뻔하게 요구했다.하지만 강한서는 무덤덤했다.'100만 원, 유현진 성격에 적당히 했네.'이 일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콧대를 눌러주는 게 목적이다.전태평은 표정이 일그러졌다.아무리 그래도 신분이 있는 사람인데 젊은 여자에게 이렇게 당하다니,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강한서도 자리에 있으니 전태평은 억울함을 꾹꾹 눌러 삼켰다.그리고 비서더러 얼른 돈을 결제하라고 시켰다.전태평은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입금 내역을 확인한 유현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전 의원님은 사모님처럼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은 아니네요."전태평은 어이가 없었다."전 의원님. 이참에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주시겠어요?"전태평은 유현진을 쌀쌀하게 쳐다보며 말했다."말씀하시죠.""우리 할머니가 다다음 주에 팔순 잔치를 열려고 하는데 용호에서 하고 싶어서요. 하지만 전 여사님이 이미 렌트 주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의원님께서 전 여사님한테 얘기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전태평도 당연히 이 일을 알고 있다. 전태평은 강씨 가문의 힘이 필요했고 그 속에는 전 여사와 신미정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전 여사는 신미정의 말이라면 끔뻑 죽었다. 그런데도 거절한 거로 보아 이건 분명 신미정의 뜻이다.전태평은 신미정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됐다."용호는 우리 집사람의 소유라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그렇군요."유현진은 느슨한 말투로 말했다."그럼 주 여사님한테는 결정권 있어요? 전 여사님과 오랫동안 얼굴 못 보셨겠죠?"주 여사는 전 여사를 사칭하던 아까 그 여자다.전태평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협박하시는 건가요?""거래라고 해두죠."유현진은 눈웃음을 지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전 여사님이 20억으로 아들을 바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웃으실까요, 아니면 우실까요. 전
"퍼억-"이 선생이 갑자기 사무용 책상을 내리쳤다.다들 깜짝 놀라 물었다."이 선생님, 뭐 하시는 거예요?"이 선생님은 자기의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나 생각 났어요! 어쩐지 눈에 익다고 했는데, 아까 그 남자 한성 그룹의 강 대표잖아요. 도서관 체결하는 날 나 그 자리에 있었어요. 멀리서 봤는데 아까 그 남자가 사인했어요."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어쩐지 교감 선생님이 정직까지 당했다 했는데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상대는 더 대단한 사람이었다.부부의 카리스마를 떠올려 보니 이 이상한 상황은 오히려 모두 합리적으로 되어버렸다.드디어 전씨 가문 모자를 상대할 사람이 나타났다.사건을 마무리한 유현진은 기분이 좋아 가는 내내 흥얼거렸다.이훈은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 생각도 못 했다. 배상은커녕 오히려 배상받았다.이훈은 유현진을 한번 보고 다시 강한서를 보며 의문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누나, 전재현 아버지가 왜 두 사람 무서워해요?"유현진은 이훈을 힐끗 보며 말했다."잊었어?"이훈은 알 수 없었다.유현진은 얼굴색 하나도 변하지 않고 말했다."우리 남편 태권도 검은띠에 유도 10단, 게다가 킥복싱까지. 너라면 안 무서워?" 이훈은 입을 삐죽거렸다.'물어본 내가 바보지!'유현진은 이훈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리며 말했다."담임 선생님한테 반나절 휴가냈으니 원장님과 애들한테 선물 사서 보러 가자."어른들의 더러운 세상은 아이들이 알 필요가 없다.그리고 이내 강한서에게 말했다."당신은 택시 타고 가, 난 시설로 갈 거야."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이젠 쓸모없다고 버려진 거야?'유현진은 이미 이훈의 팔을 잡고 저 멀리 걸어갔다.이때 휴대폰이 울리자 강한서는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티켓 끊었어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아마 미리 출발해야 할 것 같아요.""그래요."강한서는 멀어져가는 유현진의 뒷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알아서 준비해요. 할머니 팔순 잔치 전에 무조건 돌아와야
매장 직원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가격이 좀 나가지만 그만큼 가성비가 좋아요. 다들 신어보고 재구매하시기도 해요. 신어보시면 알아요. 게다가 에이에스가 좋아요. 그리고 2개월 내로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새 신발로 바꿔드려요."유현진은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이거로 할게요. 결산해 주세요."이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싫어요."이훈은 새 신발을 벗고 낡은 신발로 갈아신은 뒤 매장을 나갔다.유현진은 매장 직원에게 한마디하고 이내 뒤따라 나갔다.유현진은 한참 뒤에야 이훈을 찾았다. 그는 난간에 몸을 맡기고 멍하니 아래층을 바라보았다.유현진은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선물 받는데 기분 안 좋아?"이훈은 입술을 오므리고 한참 뒤에야 답했다."내가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에요. 내가 신어도 어설프고 어울리지 않아 다들 비웃기만 할걸요."유현진은 멈칫했다. 그녀는 생각지 못했다.이훈은 비록 조용한 아이지만 마음이 예민하고 성숙하다.이런 비싼 선물에 이훈은 절대 다른 아이들처럼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와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에 슬픔에 잠겼다.유현진은 이훈을 다독이며 말했다."너 18살 생일이었잖아. 그래서 선물하고 싶었을 뿐이야. 선물 받는 사람을 누가 비웃어, 부러워해야지. 지금은 살 수 없는 물건이지만 앞으로는 충분히 너절로 살 수 있어. 지나온 길을 보지 말고 앞을 봐. 오직 앞과 머리 위의 하늘만 봐."이훈은 멈칫하면서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이내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올라왔다. 그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누나 공부 좀 했나 봐요."유현진은 어이가 없어 이훈의 머리를 콩하고 쥐어박았다."나 태주 대학교 수석으로 입학했어! 너 태주 대학교 붙기나 하고 말해!"이훈은 미소를 지었다."그럼 매형은 어디 졸업했어요?""태주 대학교.""한 학교예요?""응, 왜?""누나 보다 훨씬 총명해 보여서요."…...유현진은 결국 이훈에게 10만 원 좌우의 신발을 사주었다. 이훈은 그녀에게 61만 원짜리 신발을 받은 거로 칠
구암동 고아원은 규모가 크지 않다. 근 몇 년 동안 새로운 아이도 받지 않았으니 노원장을 포함해 모두 20명가량 되었다.하현주는 매달 구암동 고아원에 2천만 원을 후원했다. 그 돈으로 고아원은 충분히 운영될 수 있다.아무리 그래도 2천만 원이 부족할까.이훈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아주머니의 후원은 작년 10월부터 끊겼어요."유현진은 표정이 일그러지며 물었다."끊겼다고?"이훈도 사실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이훈도 노원장을 찾으러 갔다가 방문 앞에서 노원장과 손 선생님의 대화를 들은 게 전부다. 유씨 집안의 후원은 작년 10월부터 끊겼다.시설에서 받을 수 있는 후원은 제한되어 있다 보니 여태 유씨 집안의 후원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갑자기 후원이 끊기다 보니 시설도 금세 곤경에 빠졌다.노원장은 유씨 집안에 사정이 생겨 까먹은 줄로 알았다. 하지만 삼 개월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으니 그제야 노원장은 손 선생님과 상의해 유씨 집안에 찾아가 이 일에 대해 상의하려고 했다.마침 방학을 맞은 이훈도 가만히 따라갔다.8월의 날씨는 찌는 듯이 더웠다. 푹푹 찌는 더위에서 노원장과 손 선생님은 세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유상수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해가 점점 내려갈 때쯤, 유현아가 나왔다. 하지만 유현아는 그들을 내쫓으러 나온 것이었다.유현아는 회사에 자금난이 생겼고 하현주의 치료에도 돈을 많이 퍼붓다 보니 더는 후원을 지속할 수 없다며 자기들도 할 만큼 했다고 큰소리쳤다.이훈은 최선을 다해 좋게 얘기했지만 실제 상황은 아주 악렬했다.유현아는 유씨 집안에 폐인이 있는 것도 모자라 그 폐인이 한 무리의 폐인을 돌본다면서 하현주가 벌인 일은 하현주에게 가서 따지라 했다.노원장은 분노했다. 더군다나 더운 날씨에 더위까지 먹었는지라 침대에 삼일이나 누워있었다.이훈은 이 일로 유현아를 증오하게 되었다.이훈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은 전재현과의 사건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돈을 벌어 노원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그 말을 들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