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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1화

카톡을 한번 훑어보던 강한서는 한현진을 째려보며 말했다.

“난 누구한테 이렇게 길게 문자를 보냈던 적이 없어. 들통날까 봐 두렵지도 않나 봐.”

한현진은 뾰로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한성우라면 의심하겠지만 송가람은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네가 지금 시 한 편을 써서 보낸다 해도 자기 노력이 빛을 본 거라고 생각할 뿐이야.”

강한서는 못 믿겠다는 얼굴로 한현진을 쳐다봤다.

한현진은 말을 이어 나갔다.

“강한서, 너한테 물어볼게. 내가 만약 영화제에 참석해서 너한테 데려다 달라고 한다면 그건 왜일까?”

강한서는 눈을 흘겨 뜨며 느릿느릿 대답했다.

“나한테 너의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니면 희열의 순간을 공유하고 싶어서, 아니면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땡! 틀렸어. 왜냐하면, 네 차는 공짜니까.”

강한서는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한현진은 결론을 내리듯이 말했다.

“연애에 빠진 사람은 이성을 잃기 마련이지. 너 자신을 봐봐.”

강한서...

강한서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한현진의 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 연결이 안 되던 송가람이 카톡을 보내왔다.

[오빠, 우리 엄마가 원래 이것저것 참견하기 좋아하셔. 그러니까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마. 나도 이젠 어른이야, 술을 마시고 취하던, 몇 시에 집에 들어가던, 그건 전부 내 자유야. 오빠 때문이 아니야.]

강한서는 침묵을 지키며 서 있었다.

턱을 괴고 있던 한현진은 송가람의 말투를 따라 하며 말했다.

“오빠아 말 좀 해봐아”

강한서는 휴대폰을 침대에 던지고 허리를 숙여 그녀를 가로 안아 올렸다.

한현진은 목을 껴안으며 말했다

“오빠아 왜 거칠게 굴엉”

강한서는 한현진을 째려보며 말했다.

“말 똑바로 안 해?!”

한현진은 그의 귀에 살며시 숨을 불어 넣으며 말했다.

“그럼 어떤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나 기술이 꽤 괜찮은데. 누구의 목소리도 다 모방할 수 있거든. 자극적인 목소리를 원해 아니면 소녀 같은 목소리를 원해? 아니면 당신 마음속의 누군가?”

강한서는 품 안에 안겨 있는 매혹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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